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일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사용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김희중 전 청와대 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내용을 제보받았다"면서 "이 전 대통령이 17일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하게 된 배경에는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특활비가 김 여사 측에 전달됐고, 이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김 전 실장의 진술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전 실장의 핵심적 진술은 '자신이 지시에 의해 특활비 1억 원을 받았고, 그것을 달러로 환전해 김 여사를 보좌하던 제2부속실장 쪽에 줬다. 그 돈이 김윤옥 당시 여사의 명품 구입 등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 서울시장 재임 시절부터 비서관 등을 거쳐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이르기까지 최측근으로 보좌해온 핵심인물이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김 전 실장은 집사 중에 집사로 꼽히는 인물"이라며 "그가 BBK, 다스의 실소유주 문제에도 핵심적 증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 전 실장으로부터 달러를 건네받은 당시 제2부속실장 등 관계자를 검찰이 추가로 조사하면 국민의 혈세가 명품구입 등 사적으로 어떻게 쓰였는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시 청와대 기록관으로서 이런 특활비 상납 등의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을 김윤경·이진영씨에게도 검찰이 서둘러 확인해봐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박근혜·이명박 정부는 청와대의 국정원 특활비 불법수수와 사적유용, 반성이 없는 입장발표까지 일란성 쌍둥이처럼 꼭 빼닮았다"면서 "여론전과 시간벌기용 회견으로 사후대책 마련에 골몰하는 대신, 당당하게 검찰수사에 임해 진실을 고백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