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640건 전년비 51% 급증
공격 국가도 98개국으로 늘어
미라이 봇넷 변종 지속적 출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서 악용
공격 국가도 98개국으로 늘어
미라이 봇넷 변종 지속적 출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서 악용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이 진화를 거듭하면서 파괴력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사이버대피소 이용 건수는 1640건으로 2016년(1012건)보다 51.4%(528) 급증했다.
사이버대피소는 디도스 방어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을 위해 KISA가 제공하는 서비스로, 피해 웹사이트로 향하는 디도스 트래픽을 사이버대피소로 우회해 대신 차단해준다. 최근 디도스 공격은 양적 증가뿐 아니라 방식도 점점 정교해지면서 사이버대피소 이용이 증가 추세다.
보안업체 카스퍼스키랩에 따르면 게임과 가상화폐 공개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디도스 공격이 증가하고 있다. 공격 대상 국가는 더욱 많아졌다. 지난해 2분기 86개국을 겨냥했던 디도스 공격은 3분기에 98개국으로 늘어났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디도스 공격을 많이 받고 봇넷 명령제어(C&C) 서버는 한국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디도스 공격의 끝판왕 격인 '미라이 봇넷'의 새로운 변종들이 지속적으로 출현 중이다. 미라이 악성코드는 주로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감염시킨 뒤 봇넷(좀비PC 네트워크)을 구성해 디도스 공격에 시도된다. 지난 2016년 첫 등장, 미국 인터넷 도메인 서비스업체 딘(Dyn)에 대한 대규모 디도스 공격을 통해 아마존·트위터·넷플릭스·뉴욕타임스 등 수십 개의 주요 웹사이트들을 몇 시간 동안 접속이 불가능하게 하고 미국 동부뿐 아니라 서부와 유럽 일부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며 유명세를 탔다.
지난 16일 시놉시스의 리눅스용 임베디드 프로세스 ARC를 노리는 변종 미라이 봇넷 '오키루'가 발견됐다. ARC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임베디드 CPU로 매년 15억개 이상 출하되며 카메라·모바일·TV·플래시드라이브·자동차 등 다양한 기기에 탑재된다. 그동안 여러 미라이 변종들이 x86, ARM 등 다양한 CPU 제품군을 공격했지만, ARC를 노린 변종은 처음이다. 아직 오키루에 감염된 사례와 정황은 나오지 않았지만, 해커들이 악용할 경우 사태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라이 봇넷은 소스코드 확보와 보안이 취약한 기기에서 악용이 쉽다는 점에서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제조업체들의 보안성 강화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콘텐츠전송망(CDN) 업체 아카마이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지난해 3분기 100Gbps급 용량의 대형 디도스 공격이 지난 분기 대비 138% 증가하고 특히 초대형 디도스 공격 2건은 모두 미라이 봇넷이 사용됐다.
이희조 IoT·SW보안 국제공동연구센터장(고려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은 "디도스 공격은 사전에 눈에 잘 보이지도 않고 어떤 공격보다 간단하면서도 치명적이다"면서 "디도스 공격에서 주로 활용되는 미라이가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에서도 악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또 "임베디드는 악성코드에 한번 감염되면 이를 알아채기 어려워 제조업체가 개발단계에서 취약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운영단계에서도 가이드라인을 통해 사용자가 설치 전 자동화가 아닌 필요한 기능을 수동으로 켜서 사용할 수 있게끔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경탁기자 kt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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