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방선거·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 약속 지켜야"
야당, "문재인 대통령 개헌 가이드라인 옳지 않아" 반발
올해 재출범한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개헌·정개특위)가 15일 첫 논의부터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으며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여당은 개헌 속도전에 무게를 뒀지만 야당은 국회 합의를 주장했다. 특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개헌 시간표를 정하는 등 관제 개헌을 하려 한다고 반발했다.
개헌·정개특위는 이날 김재경 한국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임한 뒤 헌법개정소위와 정치개혁소위를 구성했다.
김재경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원내 제1·2야당 규모는 개헌 저지가 가능한 100석 이상"이라며 "내용과 주체, 절차 합의는 개헌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라고 말했다. 여야 합의 없이 개헌을 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 합의 개헌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청와대가 개헌안을 준비하겠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반면 인사차 특위 회의장을 찾은 정세균 국회의장은 신속한 논의를 주문했다. 정 의장은 "여야가 통합 특위 구성에 합의한 것은 모든 것을 원점에서 시작하자는 것이 아니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자는 취지"라며 "개헌 논의가 원만하고 신속하게 진행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안상수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이 합의하기 쉬운 부분부터 개헌하고, 합의하기 어려운 권력 구조는 차후에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했는데 본말이 전도됐다"고 했다. 김성태 한국당 의원(비례) 등은 "개헌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주도해야 하는데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민주당에 "문 대통령 발언을 지침으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경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고집했다.
박주민 의원은 "개헌특위가 집중적으로 논의하면 지방선거에서 개헌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며, 윤관석 의원도 "개헌안을 논의만 하고 (개헌 시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민이 신뢰를 할 수 없다. 결과를 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장외 갈등도 불거졌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문재인 관제개헌 저지' 국민개헌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만의 정치적 목적과 이해달성을 위한 문재인 관제 개헌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15일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위원장과 각당 간사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간사, 김재경 위원장, 자유한국당 주광덕 간사, 국민의당 김관영 간사/연합뉴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문재인 관제개헌 저지 국민개헌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