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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4차 산업혁명시대, 무얼 준비해야 하나

김성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입력: 2017-12-07 18:00
[2017년 12월 08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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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4차 산업혁명시대, 무얼 준비해야 하나
김성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4차 산업혁명과 의료서비스 환경변화와 관련된 강연에서 자주 받는 질문은 "어떤 직업이 없어질 것인가?"이다. 여기에 대한 답은 "모든 직업"이다. 기존의 직업은 그 명칭은 남겠지만 수행할 작업의 내용은 전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기술을 기존의 작업에 활용해왔다.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의 특징은 기계 스스로 생각하고(Cyber-) 이것을 3D 프린터나 로봇의 형태로 실현하는 작업(물리화-Physics)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이런 기술을 대기업이나 일부 전문가들만 활용하고 있지만 점차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화될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도 처음에는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필수적인 아이템이 된 것처럼 4차 산업혁명 기술도 곧 일반화될 것이다. 컴퓨터와 스마트 모바일 기술이 우리 생활과 사회를 바꾼 것 이상의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상당수 학자들은 새로운 타입의 일자리와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전문직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각광받을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기술이 인간에 의해 활용되는 상황이 아니라 첨단 기술에 의해 인간이 종속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없어질 직업을 생각해보자. 우선 생각되는 것은 3D(Difficult, Danger, Dirty) 직업이다. 그 다음은 단순 반복작업이다. 마지막으로는 공급이 한정돼 가격이 비싼 서비스직업이다. 거의 대부분의 직업이 여기에 해당되지만 가격이 비싼 서비스가 제일 먼저 대상이 된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항상 비싼 기존 상품을 대체하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지금 개발되는 대부분의 인공지능 기계는 이 분야가 주 목표가 된다. 그래서 의료 인공지능이 지금 제일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특히 의료 서비스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다. 위험하고 힘들고 일정한 패턴의 작업(진단과 치료)이 반복되며 쉽게 증원되기 어려운 의료인의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비싼 서비스 분야다. 지난 11월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지는 선전 증시에 상장된 아이플라이테크(iFlyTek)에서 개발한 의료 인공지능 샤오이(小醫)가 중국 임상 의사 평가시험(Clinical practitioner examination)에서 600점 만점에 456점을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처음 도전에서 100점 정도를 취득한 것에 비해 놀라운 발전을 보인 것이다. (http://www.scmp.com/business/companies/article/2119202/ai-robot-developed-shenzhen-listed-tech-major-aces-chinas) 중국 의사시험 360점 이상이면 자격이 인정되는데 의료인공지능 솔루션이 평균적인 의사보다 나은 임상 진단 및 치료 결정능력을 보여준 것을 의미한다. 의학 시험은 단순 암기한 지식을 일정 패턴으로 답변하는 유형이 아닌 특정 복합사례에서 판단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단순 저장 지식과 검색능력 이상을 기계가 실현한 것이다. 즉 자동화된 '자율성'이 인간을 대치하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의료인공지능이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에 종속되는 의사가 등장하는 것이 더이상 허황된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의 직업들을 살펴보자. 일부 기업의 고위 경영자가 아니라면 단순 지시를 실현하는 작업이 대부분이다. 창조성과 자율성이 필수적인 직업은 극소수인 현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인간들은 더욱 소외되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 10만명의 농민공이 강제로 귀향 조치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을 단순한 생산수단으로 생각하던 3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소외가 새로운 생산수단을 등장하면서 '폐기'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고 인간을 위해 이런 기술의 발전과 변화의 물결을 막을 방법은 없다. 우리가 안 하면 누군가 먼저 할 것이고 그 과정에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들은 더욱 고독해지고 위험해질 것이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의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인간을 다른 존재와 구별하는 기준은 더 이상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생각하는 인간)가 아니다. 기계가 생각하기 시작하고 사람보다 앞서 나갈 미래에는 더 이상 생각한다는 것이 인간만의 점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인간의 가장 큰 특성을 호이징가(J. Huizinga)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 유희의-즐기는-인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보다 고도화 될수록 인생의 '재미'를 추구하기 보다는 수단이 돼야 할 '보수(Payback)' 때문에 재미없는 인생을 살아가게 되는 역설에서 우리의 고민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시점이다.

삶의 필수 조건인 교육에서 시작돼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더 좋은 보수를 주는 직업을 가지기 위한 경쟁 때문에 깊은 사색과 꿈도 없이 참고서 문제 유형만 반복 학습하는 우리 사회의 교육현장은 높은 보수와 큰 권한을 가진 우월한 존재가 되어 '갑질'하는 쾌락이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가르치고 있는지 모른다. 더 늦기 전에 '돈'이 아닌 '가치'를 구현해 자아 실현하는 '재미(즐거움, 樂)'를 스스로 발견하는 교육이 시급한 현실이다. 각 개인들의 다른 의견과 취향을 존중하는 문화가 확립돼야 한다. 돈도 안 되는 재미 때문에 인생을 바치는 장인, 오타쿠(御宅(おたく)가 어쩌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모습일지도 모른다. 유소아, 초중등 교육의 전반적인 개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일본도 이미 2020년을 목표로 혁신적인 교육혁명을 준비하고 있다.(신학습지도요령)

인공지능이 뺏어갈 직업의 특성인 3D, 단순 반복작업은 '재미'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간을 '재미' 없는 노동의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기회로 활용하려면 '연봉'이 아닌 개개인이 창조하는 '가치'를 통해 창조적인 자아 실현을 보장하는 사회구조로의 혁신이 실천돼야만 한다. 그리고 각 개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의견 모두를 통합하여 안정된 사회를 이루는 진정한 '공화국'이 실현돼야 한다. 대한민국이 갈 길은 먼데 아직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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