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본부장
![[포럼] ICT 강국 10년 너머를 보자](http://contents.dt.co.kr/images/201709/2017091902102251607001[1].jpg "[포럼] ICT 강국 10년 너머를 보자")
그러면 어떤 요인들이 작용했는가? 많은 요인들이 있지만 주된 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한민국 국민의 우수성이다. 지적인 능력, 뛰어난 손재주, 엄청난 교육열 등과 같은 요인들이 대한민국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 공적 원조 수여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바뀐 유일한 나라로 만들었다.
둘째 그동안 우리 민족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빨리 빨리' 문화가 ICT 분야에서는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으로 작용했다. 농어촌 BCN 사업의 조기집행으로 - 일본의 정책결정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나타남 - 도시와 농촌지역간의 불평등을 해소했고, 2011년에는 4G/LTE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5G, UHD, IoT, 빅데이터 분야에서도 나름대로 약진하고 있다. 실물경제 측면서 보더라도 2016년 한 해 동안 우리는 ICT 수출 총액 1624.6억달러, 수입 898.1억달러를 달성해 726.5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ICT산업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무역수지 흑자국이 될 수 없다.
또 다른 관점에서 ITU가 발표하는 'ICT 발전지수'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다른 많은 ICT 국제지수와 달리 100% 정량지표(통계 자료)만을 사용해서 측정하고 있다. 다른 국제지수들은 50% 이상을 설문지를 기반으로 하는 정성지표로 구성하고 있고 '노동시장 경직성,' '입법부 효율성' 등과 같은 비ICT 지표들을 상당부분 포함하고 있어서 신뢰성, 타당성 측면에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6년 11월 아프리카 보츠나와에서 개최됐던 ITU 세계통신지표회의에서 대한민국은 'ICT 발전지수' 1위를 차지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원호 국제협력관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수상했다. 수상 직후 ITU 사노우 개발국장과의 면담에서 사노우 국장은 삼성과 LG 등 세계적인 기업을 한 손에 다른 한 손에는 'ICT 발전지수 1위'라는 상징성이 대한민국이 세계시장에서 명성과 시장점유율을 확산하는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하지만 현대의 시장경제 생태계는 대단히 유동적이다. 특히 ICT 생태계는 다른 전통산업에 비해서 그 부침의 정도가 매우 심하다. 필자가 대학생이었던 1980년대에는 '가전 일본시대'이었다. 소니 워크맨이 전 세계에서 유행하고 있었고 파나소닉, 도시바, 후지쯔, NEC와 같은 일본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30년이 채 지나지 않아서 ICT 시장은 대한민국으로 상당히 넘어왔고, 도시바는 새로운 주인을 찾는 신세가 됐다. 같은 논점에서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ICT위상이 10년 후에도 유지된다는 보장은 당연히 없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5G, E-commerce, AI(Artificial Intelligence), IoT, UHD, 빅데이터 분야에서 국제기구나 세계시장에 선도적으로 참여해 개념의 정립, 범위, 방법론 등을 결정할 초기부터 과거의 '패스트 팔로우어' 보다는 '퍼스트 무버'의 입장에서 도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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