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디지털산책] `사이버경찰청` 출범 기대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7/20170725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사이버경찰청` 출범 기대한다")
어느 새 현실공간보다 더 중요한 생활영역이 된 사이버공간에는 수없이 많은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우리의 삶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현재 사이버범죄를 단속하는 수사기관은 어디일까? 그 정확한 명칭을 모르는 국민들은 대체로 컴퓨터수사대, 사이버수사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사이버안전국, 사이버경찰청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검찰청은 별론으로 하고, 현재 경찰청 이외에 사이버범죄단속을 위한 독립기관은 없으며 단지 경찰청 내부조직으로 '사이버안전국'을 두고 있고 지방경찰청은 '사이버안전과'나 '수사과' 내에 사이버범죄수사대를 두고 있다. 그리고 현재 '사이버경찰청'이라는 명칭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사이버범죄 수사조직이 아니라 경찰청의 정보공개와 홍보를 위한 인터넷홈페이지를 가리킨다.
수많은 사이버범죄 중에 국가적 피해를 야기하는 유형은 종래 DDos라는 사이버공격이었고, 이로 인해 정부나 금융기관의 서버가 마비돼 인터넷대란이 야기된 바가 종종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랜섬웨어 형태의 사이버공격이 급격히 늘고 있고 그 피해가 매우 커서 유럽과 미국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 마련에 크게 힘쓰고 있지만 정작 IT강국인 우리나라는 이를 사업자의 책임으로만 미루고 있고 특별한 국가적 대응책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행정시스템과 민간경제시스템은 인터넷서버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시스템이다. 앞으로 이러한 서버들이 사이버공격을 당하게 되면 종래 발생했던 인터넷대란의 차원을 크게 넘어서는 이른바 '국가적 위기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하에 각국에서 엄청난 예산과 인력을 들여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무슨 배짱으로 이리 태연한 것일까?
얼마전 국정문란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지만, 신정부도 국가정상화에 몰두할 뿐 사이버범죄의 위해성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늘날 사이버범죄 대응책이야말로 국가의 최우선정책임을 알아야 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국내기업이 큰 피해를 입었고 당해 기업이 해커에게 큰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방치할 수밖에 없던 경찰은 이 사이버공격이 북한이나 러시아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는 추측만 할 뿐 그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튼 이 사례를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사이버공격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그에 따른 피해가 반복될 것으로 예측가능하지만 이에 대비한 국가적 대응책은 보이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사이버보안정책은 오늘날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당장 청와대에 사이버보안특보를 둬 이에 관한 대통령의 의식을 고취하고, 현재 경찰청 내부부서로 되어 있는 '사이버안전국'의 조직을 대대적으로 확대해 이른바 '사이버경찰청'으로 독립시키고, 그 체계적 운영을 통해 추후 발생할 각종 사이버범죄의 철저한 예방과 단속에 나서게 해야 한다.
1997년 최초의 사이버범죄수사기관인 컴퓨터범죄수사대가 창설된 후 사이버범죄수사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사이버안전국 등으로 계속 확대되어 온 사이버범죄수사기관은 오늘날 엄청난 업무량으로 인해 아무도 가고 싶지 않은 기피부서가 되고 말았다. 이제야말로 사이버안전국의 조직과 기능을 더욱 크게 확대해 독립한 사이버범죄수사청을 출범시킬 때다. 여기에 각 기관의 사이버범죄 대응조직도 통합해야 한다. 예컨대, 해외정보수집에 전념키로 한 국가정보원의 사이버보안부서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사이버보안부서를 통합해 단일한 '사이버경찰청'을 출범시킨다면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국가를 위태롭게 할 사이버공격에 보다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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