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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난방송의 `허와 실`

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 미디어공학과 교수 

입력: 2017-07-16 18:00
[2017년 07월 17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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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난방송의 `허와 실`
최성진 서울과기대 전자IT 미디어공학과 교수
장마철이다. 재난방송의 현주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난 2016년 9월 12일 경북 경주에서 5.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 규모는 국내 지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규모 5.0 이상은 36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에 안전한 나라가 아님을 전 국민에게 알려주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재난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재난방송의 역할이 중요함을 인식하게 됐다.

이런 재난상황을 위해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등에 의해 재난방송을 법률로 지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통합재난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영방송사인 KBS를 재난방송 및 재난경보방송주관방송사로 지정해 지상파TV, 라디오, DMB, 온라인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 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 재난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 재난방송을 위해 전파 수신이 되지 않는 터널 및 지하 장소 등에 지상파DMB와 라디오방송 수신을 위한 여건을 보장토록 규정돼 있지만 약 83% 지역이 청취불가능하다.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전국도로, 철도터널, 지하철 지하공간 등 3026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를 기준으로 터널 내의 방송신호 수신불량이 지상파DMB는 2528개소(83.5%), FM은 2650개소(87.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터널 및 지하 공간 등 의무가 있는 곳조차 80%가 넘는 지역이 재난방송 청취 불가능한 것은 국내 재난방송에 대한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TV시청, 라디오 청취는 물론 SNS 등 다양한 서비스를 IP기반에서 이용하고 있지만, 재난 발생 상황에서는 통신망 특히 휴대전화망은 정전 등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실제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시각에 서로의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 문자, 메신저 등을 이용했지만, 국내 대표적인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 평소 트래픽의 5배~10배가량 급증하면서 시스템이 다운됐다. 또한 이동통신의 경우 이동통신 발신량과 문자메시지 발송량이 한때 평상시에 견줘 20배가량 늘었으며, 긴급 상황으로 판단해 호제어(call control)에 들어갔다. 호제어는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수용할 수준이 넘는 통화 및 문자메시지 발신량은 자동으로 차단되며 이동통신 이용자가 전화를 걸었을 때 반응이 없거나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나오고 통신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게 된다. 비슷하게 2010년 일본 대지진의 경우에도 대지진 발생 후 피해지역은 물론 그 외 지역에 이르기까지 휴대전화 왕국 일본에 전례 없는 휴대전화망 불통사태가 발생했으며, 지난 2013년 보스턴 마라톤 당시 결승선 직전에서 폭탄이 터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을 때도 네트워크 서비스는 마비됐고 휴대전화는 불통이 됐다.

이처럼 재난상황이 발생할 경우 휴대폰 등 IP기반의 이동통신매체는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에 재난 상황을 전 국민에게 신속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이동통신 외 다른 시스템이 요구된다. 즉, 정보전달 커버리지가 넓고, 대부분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제작이 간결해 재난 상황 발생 시 전 국민에게 신속한 전파가 가능한 RF기반의 라디오 방송과 전 국민이 소유하고 있는 IP기반의 스마트폰의 융합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정부는 현재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는 FM 수신칩을 활성화해서 스마트폰에서 라디오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라디오의 장점과 스마트폰의 장점을 결합시키는 것으로서 어떠한 재난 상황에서도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신매체가 될 것이다. 스마트폰에 내장돼 있는 FM 수신칩을 활성화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간단한 문제임에도 왜 정부가 이를 실현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지 통신사의 데이터 비용 보존이 우선인지 의문이 든다. 국내도 조속히 영국처럼 스마트폰에 내장된 FM수신기를 통해 라디오방송을 청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데이터 비용 문제는 물론 전 국민이 재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는 현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에도 일정정도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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