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저성장·산업구조조정 등
기로에 선 한국경제 해결 관심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활력 구상
10조원 추경 편성 필요성 강조
기로에 선 한국경제 해결 관심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활력 구상
10조원 추경 편성 필요성 강조
문재인 정부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동연 후보자(현 아주대 총장·사진)가 이끄는 경제팀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을 적극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가 선진권 진입이냐 쇠락이냐의 기로에 선 상황에서 '김동연 경제팀'이 저출산·저소비, 산업 구조조정 등 산적한 국가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자는 22일 아주대 종합관에서 열린 경기중등교장협의회 1학기 총회 특강에서 "시장 경제에 의해 생기는 차이에 대해서는 존중이 필요하지만, 개인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벽에 가로막히고 계층 이동 사다리가 끊어져 버려 과거 계급 사회가 된다면 우리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 경제를 지속해서 발전시키고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도전할 수 있게끔 교육의 '사회적 이동성'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소득주도 성장, 양극화 해소로 요약되는 현 정부의 국정 철학을 압축한 내용이다.
이처럼 김동연 경제팀의 경제정책은 소득주도 성장을 목표로 정부가 나랏돈을 풀어 일자리를 만드는 작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자는 '소득주도 성장'과 '확장적 재정정책'이라는 두개의 수레 바퀴로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김 후보자는 21일 정부과천청사 인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처럼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실업도 문제가 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노동 숙련도 저하, 노동력 질 저하로 이어져 성장잠재력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 재정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 전체로 보면 거시지표들이 좋은 사인을 보내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와 지표가 내실있는지에 대해서는 짚어봐야 한다"며 "추경은 지금 해야 할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취임 즉시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이러한 대통령의 공약을 발전시켜 공공부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민간, 특히 기업이 활력을 찾아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는 방향의 정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 확대와 관련 정부 역할만으로는 경제를 살리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 구조, 환경을 개선하는데 민간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장의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 외에도 한국 경제의 컨트롤타워이자 선장으로 구조개혁과 4차 산업혁명을 진두지휘하고 저성장·저출산·저소비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김 후보자에게 떨어진 과제다. 한국 경제는 최근 2014년(3.3%)을 제외하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대 저성장에 머물러 있다. 올해 정부와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우리 경제가 2%대 성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40만63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지난해 376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0년대부터 매년 30만명 이상씩 급감, 2065년에는 2000만명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올해 2월 3.2%로 큰폭 상승했지만 3월에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4월 국내 승용차 내수판매량이 1년 전보다 6.3% 감소하고 휘발유·경유 판매량이 2.7% 주는 등 4월 소비 속보지표도 불안한 흐름을 나타냈다.
고용시장 상황도 좋지 않다. 산업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질 좋은 일자리인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안정적인 일자리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상당수 개업을 하며 자영업자는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 때문에 실제 취업자 수 증가폭에 비해 체감 고용지표 개선은 더디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저출산 고령화 문제나 복지 문제 등의 사회 현안을 보면 경제나 비경제를 명확히 나누기가 어렵다"며 "김 후보자가 전 부처를 아우르는 깊이 있는 안목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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