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비행 택시 운전자 코벤이 경찰에 쫓기는 소녀 릴루를 태우고 공중을 질주하고 있다. 주변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들이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초고속 비행 중이다. 도로, 지하철로 소화할 수 없는 교통량을 '하늘길'이 감당하고 있다. 코벤의 택시 아래로는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반투명 상태가 된 '지상 세계'가 펼쳐져 있다.
1997년에 23세기 미래를 그린 영화 '제5원소'의 한 장면이다. 23세기가 도래하기도 전에 영화 속 상상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24일(현지시간) '나는 자동차'를 공개하며 자율 비행차량 출시 경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미국 CNN테크에 따르면 레리 페이지가 약 1년 전 1억 달러(1130억원)을 투자한 스타트업 키티 호크는 이날 온라인에 자사의 '나는 자동차'(flying car)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개인 항공기의 첫 프로토타입(원형)이다.
키티호크의 우주항공 엔지니어인 캐머런 로버트슨이 직접 조종한 이 플라잉 카는 8개의 소형 프로펠러를 통해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고, 자동차의 운전대와 같은 컨트롤러로 방향을 틀거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연은 사방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호수에서 이뤄졌으며, 호수 위 15피트 상공을 돌며 5분간 비행을 마친 키티호크 플라이어는 안전하게 착륙장으로 되돌아왔다.
키티호크는 이 공중부양 차량을 올해 연말 판매할 계획을 잡고 있다.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키티호크는 시범 운행 등록을 위해 100달러(11만원)를 내면 연말쯤 시범 운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책정될 가격에서 2000달러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미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운행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조종사 면허가 필요 없는 초경량 항공기 운항이라는 미 연방항공청의 특수 규정 아래 레크리에이션 비행으로 시범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지는 "끊임없이 하늘을 나는 차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손쉬운 개인 교통편으로 키티 호크 플라이어가 날아오를 수 있는 날을 기다려왔는데,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구글 임원 출신인 세바스티안 트런 키티호크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에 "(이번 시연은) 개인 교통수단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나는 자동차' 개발의 꿈은 구글과 키티호크만 꾸고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만 비슷한 유형의 개인 항공기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 6개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기업 우버는 수직 이착륙 공중부양 차량 '백서' 공개를 하루 앞두고 있다. 또 세계 최대 상업용 헬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 그룹은 도시의 차량 정체를 피해 하늘을 나는 자율비행 택시를 올해 연말 쯤 선보이고,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에어버스는 지난달 제네바 국제모터쇼에서 수직 이착륙 기술을 이용해 지상과 공중에서 운행할 수 있는 '팝업'을 개발 중이라고 발표했으며, 연말 이전에 시험비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두바이 정부도 중국 기업인 '이행'과 제휴해 올해 7월 자율비행 택시의 시범 운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구글 CEO 래리 페이지가 투자한 키티 호크사가 한 호수에서 시연한 나는 자동차 '플라잉 카' 모습. <키티호크 홈페이지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