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과 2심은 경품 응모권 용지에 경품 추천·발송 및 보험 마케팅, 제 3자 이용목적 등이 적혀 있었고 고객의 동의를 받았다고 봐 A대형마트가 고객정보를 판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들은 응모권의 고지사항을 1㎜ 크기 글자로 기재해 알아보기 어렵게 하는 편법을 동원해 경품 행사의 주된 목적을 숨긴 채 사은 행사를 하는 것처럼 했고, 경품행사와 상관없는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해서 제 3자에게 제공했다"면서 "이들이 수집한 개인정보에는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정보나 고유식별정보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법무법인 바른의 손흥수 변호사는 "수집한 개인정보의 규모와 이를 제 3자에게 판매해서 얻은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해당 피고인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제72조 2호, 제59조 1호가 규정하고 있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은 국제수준에 부합하는 개인정보처리원칙 등을 규정하고 개인정보 침해로 인한 피해 구제를 강화해 국민의 사생활 비밀을 보호하며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와 이익을 보장하고 있다.
손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의 보호대상인 개인정보란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해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서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를 본래의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 없고,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공공기관, 법인, 단체 및 개인 등이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서 법령상 근거 없이는 주민등록번호를 수집·보관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형사 처벌된다. 따라서 위 사례처럼 속이는 행위로 다른 사람의 정보를 수집할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손흥수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 등이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의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기술적, 관리적, 물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등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위반해 개인정보를 분실, 도난, 유출, 위조, 변조, 훼손했다면 제73조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민번호를 적법하게 수집했더라도 안전하게 관리하지 않아 유출될 경우 최대 5억 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되며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람은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에 의해 그 피해에 대해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 다만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손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측면 등이 있다.
소송에 앞서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에 침해중지, 재발방지, 손해배상 등에 대하여 조정을 의뢰할 수도 있다(제43조).
아울러 손 변호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해 처리, 보관,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 도용, 누설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최근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에 더하여 유출된 개인정보가 또 다른 범죄에 악용될 우려까지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법에서는 정보 유출에 따른 민사상 손해배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그 위법성과 손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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