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수앤파이낸셜인베스트먼트 대표
![[시론] 경제주체 `신뢰 프로세스`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704/2017040702102351607001[1].jpg "[시론] 경제주체 `신뢰 프로세스` 필요하다")
한국상장사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상장기업들의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IT업계에서는 단연 삼성전자가 업종실적을 견인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연관기업 연결 매출액은 1444조원(0.83%), 영업이익92조649억원(16.46%), 순이익 57조5536억원(18.16%)으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타업종의 철강, 통신, 화학 등 기간산업에서도 큰 폭의 수익개선이 이뤄졌고, F&B 등 내수부문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를 냈다. 또한 17일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법인 719곳 중 637곳을 대상으로 1분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2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6.62%, 8.9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6.68%, 매출액 순이익률은 6.65%를 기록해 전년 동기(각각 6.12%, 5.96%)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2016년에 이어 2017년 1분기까지의 결과를 보고, 업계에서는 불황형 흑자의 우려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으나 예단은 위험하다. 기업들의 매출이 소폭이지만 줄어들고 있고, 이익률이 개선되는 것은 구조조정 등의 리스트럭쳐링 처방에 따른 효과와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에 기인하는 분석이 맞을 것이다. 경제의 또다른 주체인 가계부채는 2016년말 기준으로 1344조원의 사상 최대규모를 갱신해 우리나라 경제의 큰 뇌관이 돼 버렸다. 또한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정부는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해 그 역할에 적극적 동인이 없는 상태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가계사이에 원활한 재화와 용역의 흐름이 진행되어야 국가의 거시 및 미시경제가 소위 잘 순환이 된다. 위에 언급했듯이 기업의 실적은 리스트럭쳐링의 노력에 힘입어 조금씩 개선돼 가고 있으나 가계부채와 정부리스크는 아직 큰 이슈로 남아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신뢰프로세스 정립에 있다고 생각한다. 국정운영자와 국민과의 신뢰는 최근 국내상황을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기업도 경제활동 주체로서 투자자와 거래회사, 그리고 종업원들과의 신뢰관계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난해 6월말 현재 10대 그룹 상장사의 사내 유보금은 550조원으로 전년말보다 3조 6000억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수준을 갱신했다. 매출이 줄고 부채가 줄고 영업이익이 늘어나지만,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혹은 찾지 않을 수도 있는 현상은 규제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기업 뿐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제의 활력을 찾고자 규제를 없앤 사모펀드도 2016년 운용자산 60조, 자산운용사도 165개에 이른다. 이러한 펀드들도 상당히 많은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즉 미투자금액을 쌓아놓고 있는 실정이다.
대기업과 사모펀드 등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고용을 창출해야 가계-정부-기업의 기본적인 경제순환 사이클이 작동하고 뇌관으로 안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수 있다. 적극적 투자에 나설 수 있는 신뢰관계는 단순히 투자대상기업과 투자자의 문제는 아니다. 투자자의 긴 안목에서의 판단과 대상기업에 대한 전문적인 타당성 검토, 대상기업 자체의 현실인식과 협조 그리고 서포트 집단의 전문적이고 성실한 자문 등 많은 이해 당사자들간에 가져야 하는 무형의 열쇠이다. 정부의 규제가 아닌 공정한 관리 및 감독의 역할도 각각의 신뢰구축에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최근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제출해야 하는 재직증명서나 소득증명관련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정보제공 등의 절차를 거쳐, 간편하게 대출자로 하여금 저리의 이자와 함께 다양한 상환방식도 선택할 수 있게 끔 하였다. 최근 사회에서 접하지 않을 수 없는 인터넷/모바일을 매개로 사회적 신뢰의 함의과정을 담은 신규비지니스인 것이다. 이처럼 기본적인 신뢰프로세스가 구축이 되면 각각의 주체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결집시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 내고, 기업간 투자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자연스럽게 고용창출의 효과와, 정부로서는 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이윤을 만들어 세수효과를 누릴 수 있는 선순환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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