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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4차 산업혁명과 컨트롤타워 개편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입력: 2017-03-20 17:00
[2017년 03월 21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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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4차 산업혁명과 컨트롤타워 개편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5월 9일 대선 일정이 발표되면서 새로운 정부조직에 대한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김영삼정부 이후 24년간 정부 조직 개편의 주된 대상은 지식 산업을 대표하는 과학기술과 정보통신(ICT) 두 분야였다. 정보통신 전담 정부조직은 1948년 8월 정부 수립과 더불어 설립된 체신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이후 정보기술과 통신 기능 및 시장의 비중이 증대되면서 기존의 우편 업무와 정보통신 전반 업무까지 통합 관장하는 정부통신부로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2월 개편되었으나,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출범과 더불어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방송통신위원회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로 흡수되었다. 과학기술 관련업무는 1962년 6월 경제기획원 내 기술관리국이 담당하다가 1967년 과학기술처로 독립했고, 김대중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1998년 2월 과학기술부로 탄생하였다.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시기인 2008년 2월, 일부는 지식경제부로, 일부는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로 개편되었다. 즉, 이명박 정부 출범과 더불어 이 두 부처의 운명이 우여 곡절을 겪게 되었지만,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들어 다시 이 두 부문은 통폐합을 맞게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신설되면서, 교육과학기술부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과학기술 부문,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의 정보통신 산업진흥 및 규제 기능을 흡수하게 된 것이다.

이 두 지식 산업 부문은 타 정부 부처와 오랫동안 불협화음을 겪어온 전력이 있다. 정보통신부는 김대중 정부 시절 급작스런 위상의 상승과 여러 정부 부처 업무에 관여하게 되면서 거의 모든 부처의 질시의 대상이 되곤 했다. 과학기술부도 이명박 정부 교육인적자원부와 통합되었지만, 교육부 출신과 과학기술부 출신 공무원 간의 불협화음이 장안의 화제가 되곤 했다. 마침내, 이 두 부문이 2013년 미래부로 통합되었지만, 단기적인 실적이 가시화되는 정보통신 부문이 중장기적인 실적을 추구하는 과학기술부문보다 성과 전시성 면에서 더 각광을 받는다는 소문이 들리곤 했다.

연일 이 두 지식 산업 부문의 관할 부처를 두고 후보자마다, 학자마다 다른 의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거의 대세는 미래부의 해체 혹은 적어도 미래부의 개명을 당연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본인에게 놀라운 점은 어떠한 정부 조직 개편안을 들고나오건, 과거 정부 조직 기능의 패러다임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과학기술 기능은 어디로 보내고 (혹은 어디와 통합하고), 정보통신 기능은 독립해서 어떤 부서를 만들고 등의 의견들이 난무하지만 여전히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은 독립적이고 상호배타적인 기능으로 간주되고 있다. 새 정부에서 어떠한 정부조직이 갖춰지더라도 여전히 과학기술의 로드맵을 찾게 될 것이고, 정보통신의 콘트롤 타워를 찾고 평가하고자 할 것이다.

작년 초 다보스포럼부터 온 나라를 들끓게 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은 한마디로 디지털 데이터 기반의 융합이다. 산업간 경계가 아무런 의미가 없고, 오직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해주면 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의 시기이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패러다임이 담긴 요소 기능들을 어디다 갔다 놓을지를 고민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장애가 될 수 있는 정부 부처간 이기주의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더욱이, 박근혜 정부에서 한 달이 걸렸던 정부조직법도 새정부의 현 5당 체제하에서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고, 이 기간 동안 개편 대상이 되는 정부 부처의 사기나 위상의 저하로 인한 생산성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그렇다고, 실속 없기로 소문난 매트릭스 조직을 정부 부처간 협력을 위해 적용하기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일부 국회의원 주장처럼 지금 국회에서 논의하자니 새로운 국가 지도자의 비전이나 국정 운영 기조가 담겨지지 않고, 5월 대선 이후 논의하자니 그때부터 상당 시간 우여곡절이 우려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처해있는 셈이다.현 시점에서 새로운 정부조직의 근간은 무엇보다 4차 산업 혁명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혁명적인 정부 조직의 설계도 중요하지만, 새 정부조직을 마련하는 절차부터 혁명적으로 고안되기를 기대한다. 국운이 걸려있다면, 왜 지금 당장 거국적인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는가? 이 역할은 현 권한대행 체제의 정부는 어렵고 국회가 나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거국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새 대통령 당선인의 재량적 수정 여지를 남겨놓는 유연성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실질적이고 민주적인 노력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단점을 극복해나가는 또 다른 가치가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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