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인터넷 가짜뉴스 엄벌해야

[디지털산책] 인터넷 가짜뉴스 엄벌해야
    입력: 2017-03-13 17:00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디지털산책] 인터넷 가짜뉴스 엄벌해야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국정농단사건과 탄핵심판 선고까지 수개월 동안 매스컴과 SNS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허위의 가짜뉴스가 판을 치고 있다. 단순히 댓글이나 게시물을 통하여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신문기사를 위장해 뉴스형태로 거짓뉴스를 퍼뜨리는 것이다. SNS의 속성상 어떠한 기사가 뜨면 네티즌들은 그 진위를 판단하지 않고 이를 믿기 쉽기 때문에 가짜뉴스는 순식간에 전 국민에게 퍼져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이 기사를 계속 인용하여 확대 재생산된다.

예컨대, 가짜 노동신문 기사를 인용하여 다수의 촛불민심을 종북세력으로 호도한 변호사가 있는가 하면, 삼성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신청을 기각한 판사가 삼성의 장학생이었고 아들도 지원을 받고 있다는 가짜뉴스도 있었다. 또한 박대통령이 과거 북측에 보냈던 편지를 전 야당대표가 쓴 것처럼 만든 가짜뉴스가 퍼졌고, 유엔에서 반 전사무총장의 출마를 저지하는 결의를 준비 중이라는 가짜뉴스도 퍼졌으며, 유명인이 사망했다는 가짜뉴스 등 매우 다양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어 이를 적극 제재하고 엄벌에 처벌하지 않는 한, 가짜뉴스는 앞으로도 대량 유포될 우려를 보이고 있다. 가짜뉴스는 SNS를 통해 다수에게 빠르게 전파되므로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정말로 심각한 범죄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상 허위사실을 유포해 형사처벌 받는 경우는 다수가 존재한다. 예컨대,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인터넷에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처벌대상이고,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 및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목적으로 소지한 자 등은 모두 공직선거법상 처벌대상이다. 또한 자기 또는 타인에게 이익을 주거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전기통신법상 처벌대상이며, 이 밖에도 거짓정보를 이용한 금융투자업자의 투자권유행위 및 시세조종을 위한 풍문유포 등은 자본시장법상 처벌대상이다. 그리고 각종 거짓표시도 표시광고법상 처벌대상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상의 가짜뉴스 생산 및 유포행위는 규제되어야 할 범죄인가?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행위가 위에서 설명한 많은 처벌규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이므로 현행법상 처벌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과거에 공익을 해하는 내용의 허위사실유포를 포괄적으로 금지한 전기통신기본법상의 허위통신죄 규정이 있었다. 이 조항이 지금도 존재한다면 가짜뉴스를 처벌할 수 있겠지만, 이 조항은 규정내용의 불명확성 등으로 인한 죄형법정주의 위반과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이유로 위헌이라는 결정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내려진 후 2015년 12월 동 규정은 삭제됐다. 현재로서는 공익을 해하는 내용의 허위통신죄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가짜뉴스의 처벌이 어려운 상태이고 따라서 삭제된 허위통신죄 규정의 문제점을 보완해 신속히 대체입법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치른 미국에서도 가짜뉴스가 심각한 영향을 미친 바 있다. 프란체스코 교황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을 통해 퍼졌고 또 힐러리 클린턴이 테러단체 IS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거나 클린턴이 아동성범죄 조직에 개입됐다는 등의 가짜뉴스가 퍼져 선거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결과적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선기간 동안 인터넷에서 공유된 가짜뉴스는 진짜뉴스 공유횟수보다 훨씬더 많았다고 한다.

가짜뉴스를 근절하기 위해 독일에서는 가짜뉴스 생산자에 대하여 5년 이하의 징역, 가짜뉴스를 게재하거나 옮긴 매체에 대하여 건당 5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가짜뉴스는 이를 보는 네티즌의 판단을 흐리게 하여 특히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규제하고 엄벌해야 한다. 또한 페이스북이 가짜뉴스 필터링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하였는바 국내 포탈과 SNS도 이를 적용해야 한다. 아울러 네티즌에 대하여 가짜뉴스를 가려내는 안목을 길러주는 정부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며, 가짜뉴스가 쉽게 생산·유포되지 않도록 정부, 언론, 포털 등이 함께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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