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3회 시술 후 저렴한 다른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프로그램을 바꿔 그 차액을 환불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B클리닉은 환불을 거절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특정 블로그와 피부과·성형외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 해당 클리닉을 '악덕 클리닉', '효과 없다' 등의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검찰은 A씨를 허위 사실을 공공연하게 적시해 해당 클리닉과 원장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해당 글이 주관적 평가이자 소비자 불만일 뿐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동기가 부수적으로 환불 등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다른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공공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일반적으로 명예훼손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처벌할 수 있지만 반의사불벌죄에 속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고 피해자가 모르거나 처벌 의사가 없다면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바른의 윤경 변호사는 "명예훼손죄는 형법 제307조에 의거하여 공연히 사실이나 허위사실을 적시(摘示)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며 이때 '명예'란 사람의 인격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고 명예의 주체에는 사람, 법인뿐 아니라 단체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연히'란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고, '훼손'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위험상태를 발생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윤경 변호사는 "명예라고 할 때에는 외부적 명예만을 의미하고, 인격의 내재 가치로서의 '내부적 명예'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가치판단이라고 할 수 있는 '명예감정'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다만 명예훼손행위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거나, 그 내용이 진실이 아니더라도 진실이라고 믿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어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명예훼손 관련 규정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에서 형법상의 명예훼손죄에 대한 특칙으로 두고 있다. 그에 따라 첫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둘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에 대해 윤경 변호사는 "일반 명예훼손이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보다 사이버명예훼손죄는 더 중한 형인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가중한 처벌을 하는 이유는 사이버 명예훼손 행위가 인터넷이라는 특성상 시공간적 무제한성, 고도의 신속성과 전파성 등으로 인해 훨씬 피해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만일 피해자나 사건에 관하여 비평하거나 견해를 표명한 것에 불과할 때는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가 있다고 볼 수 없지만, 의견의 표명이라고 하더라도 어떠한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거나 묵시적으로라도 어떠한 사실을 전제하고 있고 그렇게 전제된 사실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라면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경 변호사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업무를 방해할 정도의 인터넷상 게시글, 댓글, 쪽지 등은 형사상 처벌 대상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대상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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