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혁신' 시행 연기 검토
반도체·디스플레이·IM 등
신규 투자 시점도 '불확실'
반도체·디스플레이·IM 등
신규 투자 시점도 '불확실'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의 각종 사업 차질이 현실화하고 있다. 당장 내달 시행할 예정인 '스타트업 컬처 혁신'의 시행 시점이 불투명해졌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신규 투자 시점도 불확실해졌다.
21일 삼성전자와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달로 예정했던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의 시행 시점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간부급(부장~대리) 직원 인사는 연봉 책정을 더는 늦출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예정대로 시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컬처 혁신은 이 부회장이 주도한 사업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발표한 컬처 혁신안에는 직급을 단순화하는 인사 혁신안을 비롯해 회의와 보고 문화의 개선, 계획형 휴가계획 구축 등 전반적인 조직문화 개선안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는 매년 3월 중순쯤 열었던 정기 주주총회 일정도 아직 잡지 못했고, 외국기업 CEO 출신 사외이사 영입과 이사회 의장 선임 등도 미지수다. 상반기 채용 일정 역시 불투명한 상태이고 올해 투자는 계획도 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 부품사업의 신규 투자 일정역시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평택 반도체공장 등 기존에 계획했던 시설투자는 예정대로 추진하지만, 추가 투자 계획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오는 3분기까지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할 계획인 세계 1위 전장업체인 하만과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시너지 전략도 아직 M&A를 끝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사업계획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사업부문 간 체계적인 역할 분담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등 거의 전 사업부문에 걸쳐 있어 각각의 이해관계를 조율할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권오현 부회장 직속으로 있는 전장사업팀이 사업 조율을 담당하고 있지만 하만과 연계해 사업 영역을 전장사업 전반으로 확대할지, 어느 부서에 더 비중을 둘지 등은 삼성의 특성상 이 부회장이 아니면 설계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보아오포럼 등에서 쌓은 글로벌 인맥교류도 이어갈 수 없다는 점 역시 삼성전자에는 아쉬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등 주요 외국 인사들과의 교류가 끊어져 신규 사업 진출이나 투자 등에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시황에 따라 유연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던 삼성전자의 성장 동력이 약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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