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터 제작까지 전과정 관여
고객 만족 상품으로 승부수 띄워
신세계, 셔츠·캐시미어 성공 바탕
2년간 준비한 예물 브랜드 론칭
고객 만족 상품으로 승부수 띄워
신세계, 셔츠·캐시미어 성공 바탕
2년간 준비한 예물 브랜드 론칭
백화점 업계가 자체브랜드(PB) 편집숍을 넘어 직접 상품 제조까지 나서며 차별화 경쟁에 나섰다. 점포 규모로 경쟁하는 데서 벗어나 PB를 통한 단독 상품으로 승부수를 건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 웨딩 주얼리 브랜드 '아디르'를 15일 론칭했다. 국내외 럭셔리 주얼리 회사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다이아몬드 전문가와 10여 명의 인력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2년여 간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 다이아몬드 원석·반지, 목걸이, 귀걸이 등 200여 종 상품을 구성, 16일 대구 신세계와 17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매장 오픈을 앞두고 있다. 타깃층은 결혼 예물을 준비하는 20∼30대 젊은 층으로, 제품가는 해외 럭셔리 주얼리 브랜드보다 약 20% 낮은 수준으로 맞췄다.
특히 이 브랜드는 신세계백화점이 상품기획·디자인·제작·판매·브랜딩까지 직접 맡는 게 특징이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2013년 지엠아이와 손잡고 셔츠 PB '밴브루'를 선보였지만 이는 제조사와 유통채널의 공동기획상품(NPB)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캐시미어 PB '델라 라나'를 론칭하면서 기획·디자인·제작·판매·브랜딩까지 발을 넓혔으며 이번에 선보인 아디르에서도 모든 과정을 백화점이 총괄했다.
앞서 선보인 두 PB의 실적도 좋다. 밴브루는 백화점 내 여러 브랜드 중에서 매출 상위 3위안에 들었으며, 델라 라나도 당초 목표치보다 160%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제공
지금까지 백화점 업계는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이나 직수입한 상품으로 편집숍을 운영하는 식으로 PB를 선보였다. 그러나 이제는 제품 기획·제조에까지 관여하면서 PB 제품을 따로 내놓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어느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브랜드를 유치하는 것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 2만5000평 이상의 대형매장과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매머드급 쇼퍼테인먼트 시설로만 압도하는 것도 경제적 부담이 크다. 본업에 충실해 특정 백화점에서만 살 수 있는 PB 상품으로 차별화하고 고객을 끌어들이는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다.
해외에서는 백화점의 PB 운영이 일반적이다. 리버티백화점, 해롯백화점, 데븐햄즈백화점 등이 백화점 이름을 따서 패션·잡화·리빙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1990년부터 캐시미어 PB를 선보였으며 니만마커스 백화점,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일본 이세탄 백화점 등도 PB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6월 화장품 PB '엘앤코스'를 론칭하며 한국콜마와 공동 연구한 여름용 화장품을 선보여 지난해 가을까지 판매했다. 백화점 측은 추후 엘앤코스 단독 매장을 열고 PB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갤러리아 캐시미어' '강진맥우' '고메이494 유기 참기름·들기름' 등 패션과 식품에서 PB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그동안 백화점에 수족관까지 넣으며 시설 차별화 경쟁을 벌였지만 백화점업의 본질은 상품"이라며 "우리 고객이 선호하고 우리 고객만을 위한 차별화 브랜드를 만드는 것으로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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