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7차공판서 회의록 공개
"삼성과 빨리 계약해야 한다"며
독일 페이퍼컴퍼니 설립 지시도
"안종범이 검찰 대응문건 줬다"
거짓진술 이유 밝혀 파문 예상
특검, 오늘 최순실 체포 검토
"삼성과 빨리 계약해야 한다"며
독일 페이퍼컴퍼니 설립 지시도
"안종범이 검찰 대응문건 줬다"
거짓진술 이유 밝혀 파문 예상
특검, 오늘 최순실 체포 검토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K스포츠재단의 기금 규모를 1000억원까지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내부고발자로 최순실 게이트의 '키맨'으로 떠오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가) 'K스포츠재단을 1000억 원 규모로 늘릴 수 있게 기업 출연금을 받아낼 기획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노 전 부장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2월 더블루K 회의 석상에서 "KT, 포스코, 롯데 쪽에서 후원을 받게 아이디어를 모아 보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최 씨의 지시에 따라 작성된 회의록만으로도 최씨가 모든 사업 관련 결정과 자금 집행에 관여했으며 사실상 재단을 지배, 사유화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씨는 "(최씨가) '삼성과 빨리 계약해야 한다'며 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씨가) '독일에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 계획인데, 네가 대표로 가라'고 지시했다"며 "법인을 설립하고 사무실을 알아봐야 한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가 '정상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기에는 시간이 소요되니까 페이퍼컴퍼니 사이트를 알아보라'고 했다"며 "그래서 독일에 입국해 부동산 업자를 만나 상담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씨는 안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검찰 조사 대응 문건을 받았다고 밝혀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그는 "처음에 사실대로 진술하려 했지만 하지 못했다"며 "이는 안 전 수석의 대응 문건 때문이었다"고 증언했다. 노 전 부장은 "문건에는 미르재단 직원들과 정동구 초대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조사를 받은 내용은 물론, 질문에 '모른다' '기억 안난다' 식의 '모범답안지'가 있었다"며 "사실대로 진술하면 청와대에 올라가겠구나 싶어 사실대로 말 못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노 부장이 지난해 10월27일 검찰조사를 받은 이후 최 씨와 통화한 내용도 공개했다. 녹취록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당시 공개된 것으로, 최씨가 검찰 조사를 대비해 태블릿PC 등에 대한 처리를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음파일에 따르면 최씨는 "유 부장(류상영 더운트 부장)하고 그 타블렛을 우리 블루케이가 사무실에 놔뒀잖아. 거기다가 애를 이거 올려놨다고 할 것 같더라고"라고 말했다. 또한 최씨는 "이것들이 아주 짰다. 수작을 부린 것 같다"며 "나도 검찰에 가면 구속될지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씨는 "누슬리(스위스의 스포츠시설 전문 건설회사)는 세계적인 업체인데 더블루K와 계약한 것은 뒤에 청와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판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을 기획한 것은 박 대통령이고 최순실은 실질 운영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노 전 부장에 앞서 증인으로 출석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이사장은 "재단을 만든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진 직후 전경련의 재단 통합과 이사장 사퇴 요구에 최씨가 강력 반발해 무산된 사실도 드러났다. 정 전 이사장은 "사의를 표하자 최씨가 독일서 전화를 걸어와 '왜 전경련이 시키는대로 했느냐'며 화를 냈다"고 밝혔다.
한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5일 최순실씨의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박미영·이미정기자 mypark@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