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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과기, 신뢰받는 평가문화 조성하자

김기형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총괄실 실장 

입력: 2017-01-12 17:00
[2017년 01월 13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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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광장] 과기, 신뢰받는 평가문화 조성하자
김기형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총괄실 실장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펜싱 개인전에서 한국의 신아람 선수의 결승진출이 좌절되자, 여론은 '흐르지 않는 1초'라는 말로 석연찮은 판정을 대변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에서 한국의 김연아 선수의 은메달 판정 또한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고 해외 언론도 판정에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판정의 공정성과 관련한 사건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제대로 훈련되지 않은 심판의 전문성 결여에서 생긴 일인지도 모른다.

비단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평가를 받기도 하고 또 평가하는 입장이 되기도 한다. 대학입시, 취업, 승진 등 인생의 많은 과정에서 평가라는 단계를 거치며 살고 있다.

기초연구분야 역시 투자와 그 결과의 검증 수단으로 평가를 활용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 연구개발 투자비율은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투자 대비 성과 수준은 투자 규모의 위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즉, 연구개발에 있어 투자를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높여 투자 효율성을 증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연구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연구자 개인의 특성, 연구시설과 같은 환경, 박사후연구원이나 대학원생 등 인적자원과 같이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훌륭한 연구계획서를 선정해 지원하는 일이 기본적인 출발점이다.

우수한 연구개발과제 선정과 더불어 연구결과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적이고 공정한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 평가의 전문성과 공정성은 평가자의 평가역량에 따른 것으로, 결국 어떤 평가자가 참여하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이는 앞서 언급한 올림픽 경기의 예가 충분히 설명해준다 하겠다.

기초연구분야는 학문적,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연구과제 평가에 있어 전문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NSF(National Science Foundation)나 독일의 DFG (Deutsche Forschungsgemeinschaft) 등 해외 연구지원기관은 우리보다 앞서 연구개발과제 지원 체계를 갖추고, 과제 선정에 있어 해당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제도(peer review system)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시행하는 보편화된 평가방법으로, 한국연구재단도 역시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기초연구과제 평가에 있어서 공정성은 평가의 신뢰도는 물론, 연구수혜자의 명예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국연구재단은 공정성 향상의 일환으로 평가자의 평가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 평가 이력을 검증하여 성실도가 높은 연구자의 평가참여를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평가자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도부터 핵심평가자 풀(pool)을 구성 및 운영하고 있다. 연구업적 수상, 논문, 평가 이력 등을 기준으로 평가자를 검증해 2017년도에는 7000여 명의 핵심평가자 풀을 구축했다. 풀에 포함된 연구자들을 평가에 활용해 선정과제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한편 명단 공개를 통해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기술분야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평가를 신뢰하는 사회적 풍토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뢰는 건강한 사회, 밝은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과학기술분야도 신뢰가 지배하는 문화 형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어느 사회든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아젠다(agenda)가 필요하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이며 공정한 평가, 신뢰하는 평가문화 조성을 아젠다로 삼아 과학기술분야가 먼저 앞장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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