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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학

[안경애 칼럼] 국가 미래전략, `틀`을 바꿔라

안경애 생활과학부 부장 

안경애 기자 naturean@dt.co.kr | 입력: 2016-12-25 17:35
[2016년 12월 26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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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애 칼럼] 국가 미래전략, `틀`을 바꿔라
안경애 생활과학부 부장

4차 산업혁명의 초입, 광속의 기술 변화 속에 국가 미래전략 체계가 멈춰 섰다. 미래 기술혁신 전략을 기획하는 과학기술·국가R&D 거버넌스가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특히 올해 들어 국가 과학기술 거버넌스가 갑자기 복잡해졌다. 국무총리와 민간전문가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가 주요 과학기술 정책과 R&D 계획을 결정하는 구조였는데, 올해 중반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회의체인 과학기술전략회의가 만들어졌다. 있던 컨트롤타워 위에 하나가 더 자리잡은 셈이다.

여기에다 대통령의 과학기술 전략을 자문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도 있다. 자문회의는 대통령에 대한 자문기구이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과학기술 관련 주요 이슈를 논의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등 자문을 넘어서는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최근 대통령 탄핵으로 과학기술전략회의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구심점이 사라졌다. 회의 주체가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불똥은 국가과학기술심의회로도 튀었다. 국무총리가 심의회 회의를 주재해야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느라 심의회를 열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22일 심의회가 안건을 처리했지만 회의 없이 서면보고로 대체했다고 한다. 현 정부 4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역시 22일 임기를 시작했지만 임명장을 줄 사람이 없어 자문위원들끼리만 출범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4기 자문회의는 별 활동 없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과학기술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다음 정권에서 해체될 부처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전체 국가 미래전략 컨트롤타워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자국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고, 우리보다 앞서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중국의 경우 과학기술부 장관이 9년째 한 사람이다. 미국은 우리보다 더 강한 과학기술 정부조직으로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실(OSTP)을 뒀는데, 실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8년간 호흡을 맞췄다. 세계적인 과학기술 강국인 독일의 정부연구소 소장들은 임기가 따로 없이 종신으로 일한다. 한 기관장이 20년 가까이 소장을 맡는 게 다반사다.

이런 리더를 만나 본 국내 전문가들은 그들의 해박함과 전문성에 큰 감화를 받았다고 말한다. 머릿속에 국가 미래전략뿐 아니라 세세한 수치와 데이터가 정리돼 있는 리더들과, 실무자가 써주는 보고서와 자료를 읽는 데 익숙한 리더간의 간극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어떤 리더를 두느냐가 국가 미래를 좌우한다.

우리나라는 과학기술 전담부처가 수시로 바뀌는 데다가 장관들은 1년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도 변화가 너무 심하다. 이런 불안정은 연구현장에서도 고스란히 재연된다. 과학기술 연구기관은 3년, 대학은 4년마다 기관장이 바뀌는데, 그마저 정치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임기 중간에 외부 압력 때문에 하차한 기관장이 이번 정권에만도 여럿이다. 가뜩이나 사람도 자원도 부족한 나라가 집중도마저 떨어지는 구조인 것이다.

우리는 정치와 리더십의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국가 미래전략 구조를 이렇게 안이하게 가져가선 글로벌 경쟁에서 필패한다.

과학기술을 포함한 전문 영역의 리더십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전문가들을 인정하고, 지원하되 심하게 간섭하지 않는 시스템, 긴 호흡으로 미래를 보고 국가 혁신을 기획하는 장수 리더들이 있어야 한다. 정권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지 않는 청정영역이 필요하다. 그런 리더들이 있어야 우리 후손들이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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