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교사 의혹 둘러싸고 설전
청문위원 '결정적 한방' 없어
증인·참고인 자리배치 잡음도
청문위원 '결정적 한방' 없어
증인·참고인 자리배치 잡음도
■국조 5차 청문회/탄핵소추
국조 5차 청문회 이모저모
17개의 창이 1개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우병우 청문회'라고 불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여옥 간호장교 등 2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이 출석했다. 이날 청문회 핵심 증인인 우 전 수석은 작정하고 나온 듯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별다른 표정 변화도 없었다. 반면, 17명의 청문위원들은 위증 교사 의혹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며 전력을 낭비, 진실 규명이라는 청문회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5차 청문회는 증인·참고인 자리 배치와 참고인 채택을 놓고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을 증인 옆에 앉혀두고 뭘 하자는거냐, 이완영 위원을 위한 청문회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김성태 위원장은 증인과 참고인 자리를 재배치했다. 초반부터 고성이 오가자 김성태 위원장은 "우 전 수석과 조 전 간호장교가 증인채택된 점을 고려했을 때 사전모의 관련 여야 의원들의 논쟁이 나무만 쳐다보다가 산을 보지 못하는 실수롤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금일 청문회에선 우병우, 조여옥 증인 심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K스포츠 재단의 정동춘 이사장,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이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것을 강하게 반발했다. 참고인들은 이완영·이만희 의원과 공모, 태블릿 PC가 최순실 씨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박범계 의원은 "오늘 청문회를 '우병우·조여옥 청문회'로 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무시하고 김성태 위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 이사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완영 간사를 상대로 청문회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내가 위증 교사를 했다는 고영태의 주장은 허위이자 기획된 정치공작"이라며 "박영선 의원이 고 전 이사를 따로 만난 것은 '로맨스'고 내가 의정활동을 한 것은 '불륜'이냐"고 반발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완영 간사는 청문회의 '미꾸라지'이므로 청문회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은 이후 긴급안건을 발의, 이완영 의원의 국조특위 제척을 요구했다. 특위는 이 의원의 사전모의 의혹을 특검에 수사 의뢰하기로 의결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된 이후 우 전 수석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우 전 수석에 질문하던 일부 의원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보다못한 김 위원장이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했지만 우 전 수석은 "진실을 말하는 것 뿐"이라고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순실·박근혜 대통령과 관계에 대한 우 전 수석 답변은 '최순실은 정윤회 문건사건 때 이름을 처음 알았을 뿐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사람, 박 대통령은 청와대 가서 처음 만난 분'으로 요약된다. 이는 그의 장모가 최순실을 통해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신을 발탁하게 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 전 수석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비서관을 제안했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 전 수석은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광주지검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전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다 오후 추가 질문에서는 "검찰과 해경의 다툼이 생겨 상황을 판단한 것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가족회사 정강 자금 유용, 탈세 등과 관련한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모두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에 대해서는 우 전 수석의 버티기에 대응할 만한 청문위원들의 '한방' 카드가 없었다는 평가다. 5차 청문회는 이전 청문회에서 등장했던 각종 녹취 파일, 문건 등도 이날 청문회는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 언론보도에 기반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위증 교사 관련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증인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17명의 위원들이 위증 관련 공방을 이어가느라 증인 심문은 1시간 가량 지체됐다.
박미영기자 mypark@
국조 5차 청문회 이모저모
17개의 창이 1개의 방패를 뚫지 못했다.
'우병우 청문회'라고 불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5차 청문회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여옥 간호장교 등 2명의 증인과 3명의 참고인이 출석했다. 이날 청문회 핵심 증인인 우 전 수석은 작정하고 나온 듯 '모른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고 별다른 표정 변화도 없었다. 반면, 17명의 청문위원들은 위증 교사 의혹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이며 전력을 낭비, 진실 규명이라는 청문회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5차 청문회는 증인·참고인 자리 배치와 참고인 채택을 놓고 시작 전부터 잡음이 일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참고인을 증인 옆에 앉혀두고 뭘 하자는거냐, 이완영 위원을 위한 청문회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자 김성태 위원장은 증인과 참고인 자리를 재배치했다. 초반부터 고성이 오가자 김성태 위원장은 "우 전 수석과 조 전 간호장교가 증인채택된 점을 고려했을 때 사전모의 관련 여야 의원들의 논쟁이 나무만 쳐다보다가 산을 보지 못하는 실수롤 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금일 청문회에선 우병우, 조여옥 증인 심문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K스포츠 재단의 정동춘 이사장,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 등이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것을 강하게 반발했다. 참고인들은 이완영·이만희 의원과 공모, 태블릿 PC가 최순실 씨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박범계 의원은 "오늘 청문회를 '우병우·조여옥 청문회'로 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무시하고 김성태 위원장과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 이사장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완영 간사를 상대로 청문회장에서 퇴장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내가 위증 교사를 했다는 고영태의 주장은 허위이자 기획된 정치공작"이라며 "박영선 의원이 고 전 이사를 따로 만난 것은 '로맨스'고 내가 의정활동을 한 것은 '불륜'이냐"고 반발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완영 간사는 청문회의 '미꾸라지'이므로 청문회에서 제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들은 이후 긴급안건을 발의, 이완영 의원의 국조특위 제척을 요구했다. 특위는 이 의원의 사전모의 의혹을 특검에 수사 의뢰하기로 의결했다.
질의·응답이 시작된 이후 우 전 수석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우 전 수석에 질문하던 일부 의원들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보다못한 김 위원장이 "답변 태도가 불량하다"고 지적했지만 우 전 수석은 "진실을 말하는 것 뿐"이라고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최순실·박근혜 대통령과 관계에 대한 우 전 수석 답변은 '최순실은 정윤회 문건사건 때 이름을 처음 알았을 뿐 개인적으로는 모르는 사람, 박 대통령은 청와대 가서 처음 만난 분'으로 요약된다. 이는 그의 장모가 최순실을 통해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자신을 발탁하게 했다는 의혹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우 전 수석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비서관을 제안했다"고 잘라 말했다. 또 우 전 수석은 2014년 세월호 참사에 대한 광주지검의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오전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다 오후 추가 질문에서는 "검찰과 해경의 다툼이 생겨 상황을 판단한 것 뿐"이라고 말을 바꿨다.
가족회사 정강 자금 유용, 탈세 등과 관련한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며 모두 부인했다.
이날 청문회에 대해서는 우 전 수석의 버티기에 대응할 만한 청문위원들의 '한방' 카드가 없었다는 평가다. 5차 청문회는 이전 청문회에서 등장했던 각종 녹취 파일, 문건 등도 이날 청문회는 나오지 않았고, 대부분 언론보도에 기반한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위증 교사 관련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증인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지켜보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17명의 위원들이 위증 관련 공방을 이어가느라 증인 심문은 1시간 가량 지체됐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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