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면 자금 부담에 수요↓
대출규제도 청약률 감소 한몫
경기·지방 거래가 하락 가능성
대출규제도 청약률 감소 한몫
경기·지방 거래가 하락 가능성
전문가 진단 내년 부동산 3대 변수
내년 국내 주택시장은 각종 변수에 따른 불확실성 시대로 접어들 전망이다. 국내 경기침체, 대출규제, 금리 인상, 공급 과잉 등이 골고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무리한 대출을 삼가고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이후로 매입 시점을 늦추는 등 보수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1일 부동산 전문가 5인에게 조사한 결과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 지속에 따른 수요 위축, 입주 물량 증가와 미분양에 따른 전셋값 하락이 내년 부동산 시장 주요 변수로 꼽혔다.
◇미국발 금리 인상=이르면 이달 미국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여파로 국내 기준금리 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국내 채권금리의 상승으로 실제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 수요자의 자금마련 부담이 커져 주택 매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달 미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데, 그렇게 되면 2∼3분기 후 우리도 금리를 인상해야 하므로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나빠지고 장기적으로는 주택 시장도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기침체가 더 진행될 경우 주택가격 하락폭은 더 깊어지고 양극화도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절대적으로 무리한 대출을 삼가고 주택 매입 시기는 장기적으로 보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내집 마련을 앞둔 실수요층은 적극적인 시장 진입보다는 선별적 진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심지와의 접근성, 실속형 규모 등의 요건을 갖춘 곳을 중심으로 관심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대출규제 지속=정부가 올해에 이어 대출 문턱을 계속 높여 시장 위축이 예상된다. 그 결과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지역들은 청약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투자자든 실수요자든 부동산 투자 시 모든 투자금액을 본인 여유자금으로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으며 대부분이 대출의 힘을 빌린다"며 "이를 감안했을 때 기존 재고 주택은 물론 신규 분양, 중도금은 물론 잔금까지 대출을 규제한다는 것은 자금줄을 막는 것이므로 거래량은 당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당시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2∼3년 후 잔금을 치를 때가 문제"라며 "기존 아파트를 매도한 금액으로 잔금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기존 주택이 팔리지 않을 수 있으므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시 향후 잔금 대출까지 고려하는 등 장기적인 자금 계획을 철저히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욱 현대건설 브랜드마케팅팀장은 "올 들어 정부의 대출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9일 실수요층 개인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시행돼 내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졌다"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실수요자가 확보되는 우수 지역을 선별해 공급하게 될 것이며 무이자나 기업 신용 제공 등을 통해 실수요층의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 기간은 현재의 1∼3개월에서 확대해 최대 1년 이상으로 확보하고 분양 및 입주 촉진 비용을 늘리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입주물량 증가=2014년 하반기부터 분양물량이 늘어난 만큼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세는 다소 풍부해지겠지만 서울은 여전히 이주, 멸실을 앞둔 정비사업으로 인해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다. 경기를 비롯한 기타 지방권역 가운데는 입주 물량이 몰리면서 매매·전세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실수요자라면 내년 상반기보다는 하반기 이후로 매입 시점을 늦추는 것이 좋다"면서 "입주가 몰리는 지역이라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할 때 과감하게 매도하는 것도 좋으며 일단 매도해 자금을 확보한 후 급매물 등을 매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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