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구축 우선협상대상자에
외산 요청하며 제안서 뒤집어
"국산 제품사양 떨어지지 않는데
특정 외산 모델 요청 이해안돼"
외산 요청하며 제안서 뒤집어
"국산 제품사양 떨어지지 않는데
특정 외산 모델 요청 이해안돼"
경기도청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자에게 '다른 제품(장비)을 갖고 오라'며 제안서 내용을 뒤집은 것으로 확인됐다.
6일 IT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청은 '경기도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사업'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SK브로드밴드와의 계약협상에서 '국산장비를 외산장비로 교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업계는 제안서에 명기한 사양보다 떨어진다고 판단될 때 제품교체를 해달라고 할 수 있지만, 특정 외산모델을 지목해서 교체를 요구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국산장비 공급업체 관계자는 "경기도청은 조달청 외주 위탁 기술, 가격 평가를 통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SK브로드밴드에게 안정성 이슈와 장애에 책임소재를 이야기하며 대책안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SK브로드밴드 측은 경기도청과의 협상이 결렬되지 않을까 우려하며 그들의 요구조건(외산장비)에 맞추는 것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기도청은 지난달 21일 180억원 규모의 '경기도 정보통신망 인프라 구축 사업' 우선협상자인 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과 1차 협상을 진행했다. 이 협상에서 경기도청은 기술제안 평가를 통과한 국산 장비의 안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성능시험성적서, 실적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23일 이 국산장비 공급업체는 성능시험성적서, 실적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기도청은 이 국산업체의 백본스위치 공급 실적이 경기도청 규모 사업규모 대비 부족하다며, 이 업체가 공급한 공공기관(한국전력공사, 서울시청, 충남도교육청, 철도공사 등)실적을 미인정했다. 경기도청은 현재 SK브로드밴드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제안서는 인천조달청의 기술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으로 선정됐다. 한 하드웨어(HW) 업체 대표는 "경기도청이 요구한 사양을 충족시켜 조달청 심의를 통과한 제안서를 놓고, 담당팀에서 외산으로 바꾸라고 주문한 것은 공개입찰의 법규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가 공고한 사업 제안서에는 '협상대상자와 협상을 통해 제안서 내용 일부를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제안서에 명시된 제품사양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정성을 문제 삼아 발주기관이 특정 외산제품으로 교체를 요청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한 지자체 정보화 담당자는 "우선협상자와 협상을 할 때는 대부분 업체가 제안한 추가제안 사항에 대해 협상을 한다"며 "기존 입찰 공고서에 장비의 사양에 대해 명시해 놓기 때문에 이에 맞는 사양과 규격만 맞춰진다면 특정 업체의 모델을 지목해 변경을 요구하지는 않고, 가령 추가제안이 있더라도 기업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청 담당자는 "제품 안정성에 대한 보장을 요구한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에 올해 출시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제품보다 안정적인 제품을 적용해달라 주문했고, SK브로드밴드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는 전국 지자체 중 데이터처리가 가장 많고, 이 사업은 도에서도 주시하는 대형사업으로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혜리기자 sh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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