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호기심으로 시작… '한우물 연구'로 성과
자연과학에 흥미·재미 키우는 과학교육 중요
신진연구자 때부터 안정적 시스템 장기 지원
세계적 수준 연구자와 협력이 '초석' 되기도
독창적 발상 위한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자연과학에 흥미·재미 키우는 과학교육 중요
신진연구자 때부터 안정적 시스템 장기 지원
세계적 수준 연구자와 협력이 '초석' 되기도
독창적 발상 위한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알아봅시다] 일본 노벨과학 수상자의 탄생과정](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2102101876731001[1].jpg "[알아봅시다] 일본 노벨과학 수상자의 탄생과정")
지난 3일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일본은 2014년부터 3년 연속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명실상부한 '기초과학 강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린 것입니다. 이로써 역대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모두 25명으로 늘어났고, 이 가운데 과학분야 수상자만 22명에 달하게 됐습니다.
일본은 21세기 들어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국가에 올라섰습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단 한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일본의 과학기술 정책, 시스템, 환경 등을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인 노벨 수상자의 수상 배경과 시사점을 역사 순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학교서 과학에 관심 키워 자연과학 분야로 진학= 많은 수상자들은 어린 시절부터 물건 만들기나 실험, 자연구조 등에 호기심과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2002년 노벨상 화학상 수상자인 다나카 고이치 연구원과 지난해 노벨상 물리학상 수상자인 가지타 다카아키 교수는 각각 초등학교 시절 과학실험과 고등학교 시절 물리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화학, 물리에 관심을 갖는 등 학교생활을 통해 과학에 흥미를 지니게 됐습니다.
이처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 대부분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부터 자연과학 분야의 과목을 좋아했거나, 거기에서 얻은 흥미와 재미를 통해 자연과학 분야를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했고, 이는 훗날 노벨상을 탈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 하고 싶은 연구 찾아 대학원 진학 및 유학=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오무라 사토시 교수는 야마나시대학의 학예학부를 졸업한 후 은사의 소개를 받아 도쿄이과대의 대학원에,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가지타 다카아키 도쿄대 교수는 소립자에 관련된 실험을 위해 사이타마대학에서 도쿄대학의 대학원으로 진학했습니다.
또 200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고시바 마사토시 도쿄대 교수는 도쿄대학원 석사과정 때 존경하던 난부 요이치로 미국 시카고대 교수(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가 강연한 오사카시립대학의 이론물리연구실에서 수개월 간 배웠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시모무라 오사무 박사도 나가사키대학에서 나고야대학으로 진학해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연구를 본격 시작했으며,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고베대학 의학부에 재학 중 임상의사를 지망했다가, 현대의료로 고칠 수 없는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치료하겠다는 꿈을 갖고 기초의학으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그는 오사카시립대학원의 약리학 전공으로 진학, 역분화줄기세포 연구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유학이 노벨상 수상 계기가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시라카와 히데키 일본 쯔쿠바대 명예교수는 대학원 수료 후 1966년 자원화학연구소 조수로 채용돼 고분자 유기화학 연구를 하던 중 자신이 연구하던 폴리 아세틸렌 연구에 관심을 가진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앨런 맥다밋 교수로부터 공동연구를 제안받게 됩니다. 이에 1976년 박사후연구원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연구를 지속하면서 앨런 맥다밋 교수, 앨런 히거 교수 등과 함께 전도성 플라스틱 개발에 성공, 200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알아봅시다] 일본 노벨과학 수상자의 탄생과정](http://contents.dt.co.kr/images/201610/2016102102101876731001[2].jpg "[알아봅시다] 일본 노벨과학 수상자의 탄생과정")
◇ 노벨상 초석이 된 신진 연구자 시절= 수상자들은 20∼30대에 노벨상과 직접 연관된 연구를 시작한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고바야시 마코토와 마스카와 도시히데는 각각 28세, 33세 교토대학 조교수 시절에 우주에서 '입자와 반입자의 비연속적 대칭성(CP 대칭성)의 깨어짐'을 이론적으로 증명한 '고바야시·마스카와 이론'을 인정받아 2008년 노벨 무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직접적 업적이 아니더라도 신진 연구자 시절에 했던 기초연구가 노벨상을 안겨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2008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시모무라 오사무 미 보스턴대 명예교수는 나고야대학에서 반딧불이가 방출하는 발광물질인 루시페린을 연구했는데, 이것이 향후 노벨상을 수여하게 된 연구주제인 애쿼린, 녹색형광단백질(GFP) 발견으로 이어져 생물발광 연구의 초석이 됐습니다.
◇ 신진 연구자 육성과 장기간 연구지원 필요= 일본이 노벨 과학상 수상자들의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어린 시절에 학교에서 과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져 대학에서 해당 분야를 전공하고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이는 어릴 때부터 과학 학습의 기회를 늘려 능력과 재능을 키우는 과학교육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또 일본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은 신진 연구자 때부터 안정된 연구환경 속에서 노벨상 수상으로 연결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신진 연구자의 능력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연구환경과 한 분야의 연구를 장기간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유학이나 해외 연구활동이 노벨상 수상의 토대가 된 만큼 해외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와 연구협력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연구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합니다.
이처럼 노벨상은 연구자의 독창적인 발상과 끊임없는 노력의 산물인 만큼 장기적 차원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학생들에게 사고의 다양성을 일깨우고 개방적·융합적 사고를 키우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뒷받침돼야 비로소 한국에서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자료협조=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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