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순수 국내 기술로 체계적 약물검사 성공

87년 아시아 2번째 IOC 인증
서울올림픽서 벤존슨 등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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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순수 국내 기술로 체계적 약물검사 성공
KIST 연구원이 도핑테스트를 하는 모습. KIST 제공


■ 사진으로 보는 과학기술 50년
(17) 도핑컨트롤 기술 개발



1988년 9월 24일, 서울올림픽 남자 육상 100m 경기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총성이 울리고 당대의 라이벌이었던 캐나다 육상 선수 벤 존슨과 미국의 칼 루이스 두 인간 탄환의 역사적 대결이 시작됐다. 벤 존슨은 9초79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9초92를 기록한 칼 루이스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사흘 뒤 벤 존슨은 금지약물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금메달 박탈과 함께 이후 2년간 국제대회 출전을 금지당했다.

아직까지 올림픽 역사상 최대 파란으로 꼽히는 이 사건 뒤에는 국내에서 개발한 '도핑컨트롤' 기술이 있었다. '도핑'은 운동선수가 경기 능력을 일시적으로 높이기 위해 호르몬제, 신경안정제, 흥분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도핑은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부작용으로 선수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철저히 금지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서울올림픽 개최를 위해 1987년 국내 최초로 체계적인 약물검사 기술을 개발해 세계 15번째, 아시아 2번째로 IOC로부터 약물검사 공인을 획득했다. 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참가선수 585명, 승마참가 마필 13건 등 총 698건의 약물을 정확하게 분석해 총 19건의 약물복용 판정을 내렸다.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참가선수 1601명, 마필 41건 등 총 1642건에 대해 IOC가 금지하고 있는 100여 종의 모든 약물을 신속·정확하게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복용으로 인한 금메달 박탈 3명, 은메달 박탈 2명, 출전금지 5명 등 총 10건을 적발해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기여했다. 이후 국내에서 열린 국제 경기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약물 검사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해외에 의뢰할 경우 200만달러에 달하는 검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또 약물 검사 기술 개발로 단백질을 비롯한 생체물질 구조분석 기술 수준이 높아져 생명공학 발전부터 신약 개발에 이르는 여러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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