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화'따른 보안위협 증폭
해킹 공격 지점도 다양화
해킹 공격 지점도 다양화
■ `IT 총아` 자동차, 해커가 노린다
(상) 데프콘에 등장한 자동차 모의해킹 대회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조사한 지난해 세계 커넥티드카 시장 규모는 33조원이다. 2년 뒤인 2018년에는 54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자율주행차도 활성화되고 있다. 볼보와 우버는 합작법인을 통해 3억달러(약 3370억원)를 투자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기로 했고, 싱가포르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만든 무인 택시가 등장한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고 자동차가 IT화 되면서 보안 위협과 부작용도 따르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의 영향력이 미치는 곳에는 해킹에 따른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해킹 관련 행사 '데프콘2016(DEFCON2016)'에서는 첫 자동차 해킹 대회가 개최됐다. 데프콘 대회는 '해커들의 축제'로 불릴 만큼 세계적인 해커들이 참여해 최신 화두와 기술력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이곳에서 정식 종목으로 등장했다는 것은 곧 해킹 분야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데프콘2016 자동차 모의해킹대회에 참가해 8위로 입상한 홍민표 에스이웍스 대표는 이미 자동차 해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해킹 그룹이 이번 대회에 여럿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전문적으로 자동차 해킹 분야를 준비하는 팀들이 상당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장에서 우연히 이 종목을 발견했다는 그는 "120여개 문제를 푸는 방식이었는데,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점을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문제를 보면 △제조사·차종 △제조연도 △해당 차량이 지나간 지역 등 자동차와 관련된 세세한 정보까지 다 파악이 가능하다.
이번 대회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참가자들을 보면 자동차 분야에 맞는 해킹 도구(Tool)를 이용해 상세한 정보를 파악, 득점에 성공했다는 것이 홍 대표의 전언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해킹은 사생활 침해와 더불어 자동차의 'IT화'에 따른 심각한 위협 요소로 대두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동차 해킹 공격 지점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2014년 테슬라자동차가 중국에서 모의해킹대회를 개최했을 때 해커들은 모바일 앱의 취약점을 통한 공격에 성공했고, 이외에도 자동차 내 OBD-II 등 각종 단자나 입력장치를 이용한 공격도 등장했다. 여기에 시동 걸기 외에 자동차를 다양하게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키'가 보편화 되고, 나아가 도로교통시스템인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의 보급이 늘어나는 등 보안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자동차가 다른 차량이나 IT 기기와 통신하는 이른바 V2X(자동차 대 사물통신) 시대가 되면서 그만큼 해커가 이용할 수 있는 경로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비해 시만텍, 인텔시큐리티, 펜타시큐리티 등 보안 업체는 물론 자동차 업계의 대응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재운기자 j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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