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긴급협의회 열자"
신동주 주총앞서 선제공격
그룹 전방위 수사확대에
호텔상장·면세점도 '휘청'
수사결과 경영권 가를 듯
신동주 주총앞서 선제공격
그룹 전방위 수사확대에
호텔상장·면세점도 '휘청'
수사결과 경영권 가를 듯
■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검찰의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신동빈 회장 쪽으로 기울던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10일 검찰의 롯데 본사와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다음날 성명을 내고 "검찰 수사는 신동빈 회장 체제의 롯데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며 "창업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중대성에 비춰 정기 주총에 앞서 롯데홀딩스 및 종업원지주회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급협의의 장을 설치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달 말 일본 도쿄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열릴 정기 주주총회를 의식한 선제공격이다.
주총에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동생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건 상장 여부는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결정되는데, 거부할 명분과 이유가 뚜렷하지 않은 만큼 정식 안건으로 채택돼 주총 당일 표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열린 두 차례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표 대결에서는 모두 신동빈 회장이 압승했다.
지난해 8월 임시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 건이 신 전 부회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5분 만에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또 올해 3월 6일 주총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제기한 자신의 이사 복귀와 신동빈 회장·다카유키 사장 이사 해임 건이 30분 만에 모두 부결돼 '신동빈 원톱' 체제의 완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현재 검찰의 수사가 롯데그룹 전체를 향하고 있는 데다, 신 회장을 겨냥한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어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 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재승인 등에 빨간불이 켜진 데다 롯데홈쇼핑 6개월 황금시간대 영업정지, 롯데마트 가습기 살균제 인명피해,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등 온갖 악재들에 직면해 있어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입지도 예전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검찰 수사로 비자금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드러난다면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던 이사회가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동빈 회장에게 결격 사유가 생기면 기존 지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8일 일본에서 서울로 건너온 신 전 부회장은 지난 9일부터 고열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신 총괄회장의 곁을 지키며 '후계자'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반면, 신 회장은 현재 국내에 없다. 지난 7일 국제스키연맹 총회 참석차 멕시코로 출국했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사와 합작한 법인의 공장 기공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 회장은 한국에 돌아오는 대로 비자금 수사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이달 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전략을 고심해야 할 처지다. 신 회장은 이달 중순 이후에야 돌아올 것이라고 롯데그룹 측은 전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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