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자금 내용
도관은행은 기은이 맡아
내달 1일부터 펀드 가동
코코본드 매입 통해 지원
한도액내 '캐피탈콜' 방식
도관은행은 기은이 맡아
내달 1일부터 펀드 가동
코코본드 매입 통해 지원
한도액내 '캐피탈콜' 방식
■ 기업 구조조정
기업 구조조정 자금 내용
정부와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마련하는 12조원 규모의 부실기업 정리 재원은 직접출자와 간접출자로 나뉜다.
직접출자는 자금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우선 올해 안에 수출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추진하고 현금출자를 위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대한 출자 소요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간접출자는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통해서 이뤄진다. 이 펀드는 산업은행(이하 산은)과 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의 자본을 확충해주기 위해 조성된다. 두 국책은행이 해운과 조선 등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기자본(BIS)비율이 떨어지는 등 부실해질 경우 자본을 확충해주는 방안이다. 바젤Ⅲ 적용 등을 고려해 산은의 BIS비율은 13%, 수은은 10.5%를 만족해야 한다. 3월 말 기준 산은과 수은의 BIS비율은 각각 14.6%, 9.9%다. 정부는 두 국책은행의 BIS비율을 맞추기 위한 소요재원을 추정한 결과 5조∼8조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신속하게 선제적으로 충분히 한다는 3가지 원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의 대출금 10조원, 기업은행의 자산관리공사 후순위 대출 1조원 등 11조원 규모로 조성된다. 이는 한은법 1조 '통화 신용 정책을 수립할 때 금융 안정에 유의해야 한다'는 금융시장 안정 목적에 부합하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기관에 대한 여신 업무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한은법 64조에 부합한다는 게 임 위원장의 설명이다.
자산관리공사는 특수목적법인(SPC)를 세워 자본확충펀드를 운용한다. 이를 통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이 발행하는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국책은행을 지원한다. 한은의 돈이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도관은행은 기업은행이 맡는다. 코코본드는 은행 등 발행회사의 자본비율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거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원리금이 자동으로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상각되는 채권이다.
이 과정에서 한은의 대출금 재대출은 대출금의 손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받게 된다. 펀드는 11조원을 한꺼번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원 필요가 있을 때마다 지원하는 '캐피탈 콜' 방식으로 운영된다. 펀드는 내년 말까지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연말에 펀드 운영을 지속할 것인지를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펀드가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세부사항을 결정하게 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한은 등이 내놓은 이번 대책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데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본확충펀드를 (규모를) 크게 만들어 놓은 것도 긍정적"이라며 "정부의 현물출자나 내년 예산이 들어가지만, 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확충펀드 규모의 경우 11조원 정도면 충분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며 "부실 정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출 여력을 상당히 확대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서영진·문혜원기자 artjuc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