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신진연구)
![[의과학 칼럼]전립선암 극복기술 어디까지 왔나](http://contents.dt.co.kr/images/201606/2016060102102351607001[1].jpg "[의과학 칼럼]전립선암 극복기술 어디까지 왔나")
전립선암이 착한 암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이 더러 있지만, 국내 전립선 암환자의 사망률은 이미 2012년 기준 국내 남성 암 사망원인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계속 증가하는 전립선암에 대한 국내 대비는 많이 부족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증가하는 유병률 및 사망률에 비해 한국인에서 전립선암의 치료 불응성 출현에 대한 원인요인과 감수성 및 암 자체의 위험성 모두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을 정도로 일반적인 인식 및 연구 성과가 미비한 점이고, 둘째로는 전립선암 진단 및 치료 기술 보유 수준이 미약한 점이다.
현재 전립선암의 치료는 크게 양분화되어 있다. 외과적 절제술 및 방사선 치료요법은 초기 국소적 전립선암에 대한 생존율을 비약적으로 보장하지만 성기능, 배뇨 장애와 같은 후유증의 위험이 있고, 전이성 전립선암으로 진행시 전립선암은 사실상 난치암으로 간주된다. 치료가 늦게 시작됐거나, 불충분한 치료로 인한 전이성 전립선암은 남성호르몬으로 알려진 안드로겐을 저하시켜 암세포의 증식을 저해하는 호르몬 치료에 대해 높은 반응률을 보이지만, 평균 2년 이내에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으로 진행하며, 이후 환자는 1~2년 이내에 사망하게 된다. 최근 enzalutamide나 abiraterone acetate와 같은 새로운 약물들이 개발되어 임상에 적용되고 있지만 이들은 한 달에 400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고비용 외국계 약제이기에 국가적 차원에서도 의료비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비용적 측면 외에도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면 항암치료나 2차 호르몬치료 등에 대한 치료 효과가 매우 떨어지며 약물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환자나 의사가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지금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는 호르몬 치료와 진단 및 암 재발 예측을 위해 쓰이는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출법이 각각 1950년대와 1970년대에 개발된 사실은 전립선암 연구 분야에서 기술적 진보의 난해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이에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의 원인과 기전을 밝히는 것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르몬 불응성이 출현하는 기전은 여러 가지가 제시되는데, 호르몬 치료로 체내 안드로겐을 저하시켜도, 암세포의 안드로겐에 대한 감수성이 이상 증가됨으로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암세포사멸을 유도하는 치료 효과가 사라지는 것이 그 주요 기전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에, 전립선암환자에서 호르몬 불응성 출현에 작용하는 안드로겐 신호조절기전의 발굴 및 규명은 전립선암의 비균질성 및 약제 내성의 원인인 유전자레벨에서 잦은 돌연변이를 극복해 현 연구현황의 병목상태를 극복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여러 종류의 인간 전립선암세포 모델에서 안드로겐 신호기전조절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굴했으며, 이 유전자의 발현증가를 일으키는 유도기전 및 호르몬 불응성 암세포 모델과 인체 전립선 암조직에서 해당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함을 발견했다. 또한, 이 유전자 기능의 억제 시에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세포가 호르몬 불응성 관련 유전자 발현, 암전이능 및 세포성장이 모두 억제되어 호르몬 반응성 전립선암세포와 비슷하게 되는 것을 발견한 것은 해당 유전자의 발현증가가 전립선암에서 호르몬 불응성 출현의 주요 원인기전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아울러, 안드로겐 결핍시 다양한 노인성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증가되는 사실은 안드로겐 신호기전의 조절은 전립선암 치료기술의 개발만이 아니라, 광범위한 노인성 만성질환의 치료기술 개발의 근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안드로겐 신호조절기술이 개발된다면, 세계적인 광대한 시장 잠재력이 예상되며, 국가적 이슈로 예상되는 초고령화 사회 대비 의료비 절감을 위한 중요한 포석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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