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원 선풍기, 미국선 57만원
"지사 유무·환율 등 영향" 해명
다른 해외 가전은 큰 차이없어
"지사 유무·환율 등 영향" 해명
다른 해외 가전은 큰 차이없어
다이슨 가전제품의 가격이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비싸게 책정되고 있다. 청소기와 제습기에 이어 올해 출시한 공기청정 선풍기까지 해외 가격과 최대 70% 정도 차이가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이 올해 출시한 공기청정 선풍기 퓨어쿨링크의 국내 판매가격은 99만8000원이다. 같은 제품인데도 해외 판매가격은 미국 499달러(57만원), 본사가 있는 영국 450파운드(75만원), 일본 6만9984엔(75만원)이다. 이 제품의 미국, 유럽 가격은 현재 국내 온라인 최저 할인가격인 84만원보다도 저렴하다.
다이슨이 이런 행태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출시한 청소기 DC62 모터헤드의 경우 국내 출고가격이 84만원대이지만 일본 출고가격은 7만1794엔(66만원)이다. 현재 DC62는 미국에서 DC59라는 제품명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42만원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온라인 최저가격이 61만원으로 약 20만원 비싸다. 지난해 출시한 다이슨 가습기 하이제닉 미스트 역시 국내 판매가격은 89만8000원인 반면 미국과 일본의 판매가격은 각각 499.99달러(57만원)와 6만3500엔(65만원)이다.
이처럼 국가별로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에 대해 다이슨은 지사 유무와 환율, 시장 상황을 들고 있다. 다이슨 관계자는 "미국과 본사인 영국을 비교해도 미국이 더 저렴한 것처럼 나라별로 시장 상황이 다르고, 한국의 경우 지사가 없어 총판을 통해 수입하므로 유통 구조상 어려움이 있어 그렇다"며 "향후 한국에 지사가 생긴다면 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에 대해 궁색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해외 가전업체의 경우 국내와 해외 판매가격에 큰 차가 없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룩스의 무선청소기 ZB3114AK의 경우 국내 30만원대, 미국 아마존닷컴에서는 48만원으로 국내가 더 저렴하다. 이탈리아 브랜드 스메그 냉장고(FAB32)의 경우 국내 347만원, 미국 344만원에 판매되고 있어 차이가 크지 않다.
이처럼 가격 차이가 크게 나면서 국내 소비자는 저렴한 해외 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해외 직구로 제품을 구매한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48건 이상 올라와 있다. 하지만 해외 직구의 경우 공식 애프터서비스(AS)를 받을 수 없어 소비자가 불편함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브랜드 가전의 가격은 유통상황이나 환율 등을 고려해 책정한다"며 "프리미엄 제품에는 그에 적합한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같은 제품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이가 나는 것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은기자 silve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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