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수입차와 대결서 우위
신흥국 시장 공략 정조준
신규공장 설립·투자 주목
미, 중국산 차 첫 자국판매
국산차 경쟁자로 급부상
신흥국 시장 공략 정조준
신규공장 설립·투자 주목
미, 중국산 차 첫 자국판매
국산차 경쟁자로 급부상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중국산 자동차가 높아진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무대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활발한 공장 설립과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쟁상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해외 현지 판매를 늘리기 위해 공장 설립 계획을 속속 발표 중이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릴 수 있었던 것은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이 발판 역할을 했다.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외국계 합작사들은 전년보다 판매가 줄어 고전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선전하며 약진했다.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 가운데 중국 업체의 비중은 2010년 45.6%에서 외국계 합작사들의 진출이 이뤄지면서 지속 하락해 2014년 38.4%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해 중저가형 SUV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하면서 전년보다 15.3% 올라간 판매증가율을 기록해 시장점유율도 41.3%로 5년 만에 반등했다. 반면 한국 및 독일계 합작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각각 1.0%포인트, 1.1%포인트 감소한 7.9%와 18.9%를 기록했다. 중국 업체들은 동시에 기술력 향상으로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하는데도 성공했다는 평이다. J.D.파워 중국 신차 품질조사에 따르면 중국 업체의 '신차 구매 3개월 내 문제발생 건수(100대당)'는 2010년 834건에서 2014년 131건(외국계 95건), 2015년 120건(98건)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이처럼 자국 수입차와의 대결에서 자신감을 얻은 중국 업체들은 앞으로 해외 진출에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진출 국가 대부분이 현대·기아차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신흥 국가다.
중국 다목적차량(MPV)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판매 점유율을 기록 중인 우링자동차는 상하이자동차, GM과 손잡고 내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첫 현지 판매를 시작한다. 첫 생산차종은 소형 미니밴 '우링지광'으로 현지에서 일본 토요타가 주력으로 판매 중인 소형 미니밴 '아반자'(약 1600만원)의 3분의 1 가격인 500만원대에 출시할 계획이다.
둥펑자동차는 이집트와 알제리에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고, 장성자동차는 브라질에 60억위안을 투자해 연간 5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신설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중동과 멕시코에 대형 공장을 지어 승용 및 상용 차량 만들 계획이다. 전기차 생산업체인 BYD는 유럽 내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리판자동차의 경우 러시아에서 새로운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 개선에 따라 현지 합작사들의 역수출도 늘고 있다. GM은 올해부터 중국에서 생산하는 뷰익과 캐딜락 브랜드 차량을 미국에서 판매한다. 앞서 스웨덴 볼보가 중국에서 만든 세단 S60을 미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사례가 있지만, 미국 업체의 중국산 차의 자국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밖에 다임러, BMW, 푸조시트로엥그룹(PSA) 등의 합작사들도 중국에서 제조한 자동차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중국 업체의 현지 판매 증대와 합작사들의 수출을 합쳐 오는 2020년 총 300만대의 해외 판매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현재 중국 수출 물량인 73만대의 4배 이상이자, 현대차의 지난해 해외 판매 425만대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노재웅기자 ripbir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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