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정무위는 상임위 전체회의를 열고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정무위는 오전에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개최해 기촉법과 대부업법 등을 심사하려 했지만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을 둘러싸고 본사 위치를 '부산'으로 명기하는 부분에서 입장 차이를 보여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김용태 법안소위원장은 "부산 소재 항목 명시 때문에 야당이 반대 입장을 보여 이를 '특화 금융도시'로 수정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이 역시 거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밖에 각 당에서 처리를 요구하는 '연계법안'을 이미 합의가 끝난 법안과 일괄 통과시려는 통에 불가피하게 논의가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무위는 오전 내내 양당 간사 협의를 벌인 끝에 당초 예정보다 3시간여 지난 오후 12시 20분경 개의해 153개 법안을 20분만에 처리하고 40분에 산회했다.
이날 통과된 법안 중 주목할만한 부분은 기촉법과 대부업법이다. 기촉법은 오는 2018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며 이 법에 따른 워크아웃 대상 기업을 모든 기업으로 확대하고, 워크아웃 참여 채권자를 모든 금융채권자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대부업법은 법정 상한금리를 기존 34.9%에서 27.9%로 인하하고 대부업 협회에 대한 감독규정을 신설했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주식, 사채를 실물로 발행하는 대신 전자적으로 기재해 유통할 수 있도록 전자등록 대상과 제도운영기관 설립방식 등을 규정한 내용만 통과되고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처리가 부결됐다.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법안도 상당수 통과됐다. 먼저 서민의 종합적인 금융생활 지원을 위해 서민금융진흥원을 설립하고 신용회복위원회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 개인 채무자에 대한 채무조정 지원을 강화하도록 명시한 서민금융복지지원에관한법률안이 통과됐다. 소위 '이용자 갑질'을 차단하기 위해 은행의 이용자 응대 근로자를 보호하는 조항과 조건부자본증권제도를 신설한 은행법 개정안이 처리됐으며 주택소유배우자가 60세 이상인 경우에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한국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도 정무위를 통과했다. 또 △보험사기행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사기행위 조사 및 처벌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를 둔 보험사기특별법 △금융위가 공공VAN사업자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리베이트 수수 금지 대상을 대형 신용카드 가맹점 특수관계인까지 확대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 △금융기관의 타 회사 주식소유한도 기준을 세분화 하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 개정안 △예금보험료율 한도 일몰기한을 연장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도 각각 처리됐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소유규제완화를 명시한 은행법 개정안은 여야 합의 불발로 법안소위에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금융위 측은 "그간 추진해 온 금융개혁 과제가 법제화됨으로써 개혁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은행 소유규제 완화 법안과 거래소 지주사 전환 역시 지속적인 입법추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강은성기자 esth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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