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1조3175억 최대 연매출 … 8조 기술수출 한몫
녹십자 1조478억… 유한양행과 '1조 트로이카' 체제
녹십자 1조478억… 유한양행과 '1조 트로이카' 체제
유한양행이 2014년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한미약품과 녹십자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제약업계 '1조 트로이카'가 탄생했다. 특히 한미약품은 8조 기술수출 계약에 힘입어 작년 제약업계 최대 연매출을 기록하며 단숨에 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 수익이 들어오면서 2014년보다 73.1% 성장한 1조317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4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2118억원으로 2014년의 345억원보다 514.8%나 늘어났고 순이익은 1622억원으로 전년(433억원)보다 274.8% 뛰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노피와 5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 4억유로(약 5000억원)를 받기로 했다. 이어 얀센과도 기술수출 계약을 맺고 계약금 1억500만달러(약 1300억원)를 받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이들 계약금이 일부 반영되고 북경 한미약품이 성장함에 따라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고지혈증복합신약 로벨리토 등 신제품도 선전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지난해 7개 신약의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염원하던 1조원 돌파를 이뤘다. 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478억원으로 전년보다 7.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줄어든 917억원, 당기순이익은 10.3% 늘어난 957억원으로 집계됐다. 녹십자 측은 국내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과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이뤘다고 밝혔다.
지난해 녹십자의 의약품 부문 해외 매출은 전년보다 27% 늘어난 2054억원을 기록했고, 독감백신·수두백신 등 백신 수출이 크게 늘었다.
녹십자 관계자는 "올해는 주력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 해외 사업 확대가 이어지고 다양한 사업모델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며 "지속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중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유한양행도 지난해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2014년 제약업계 역대 최고 매출액인 1조400억원을 기록한 이 회사는 작년 1조1000억원 정도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업계에서 추정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은 전년 대비 10.95% 증가한 8204억원이었다.
120년 역사의 제약산업에서 매출 1조 회사가 2014년 처음 나온 데 이어 1년만에 3곳으로 늘자 업계에서는 '이제 본격적인 도약이 시작됐다'는 고무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재국 한국제약협회 상무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한 제약사가 단순히 한 개에서 세 개로 늘어났다는 것보다, 제약산업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는 희망적인 지표가 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글로벌 수준에 도전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기업들이 늘어나면 제약강국 도약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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