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백신 만능주의, 이대로는 안된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1/2016011402101660813002[1].jpg "[현장리포트] 백신 만능주의, 이대로는 안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2일 오후 4시 26분 예정에 없던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배포했다. 대부분 조간신문이 마감을 하고, TV 메인 뉴스 리포트도 완성돼가는 시점이다. 미래부 자료의 제목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최신버전 업그레이드 필요(대응반 운영)'로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본지를 비롯해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해왔던 사항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형 인터넷 익스플로러(IE) 구형 버전에 대한 지원 중단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14년이다. MS는 윈도10 출시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브라우저 '엣지'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1년 이상의 대응 준비 기간이 있었지만, 'IT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의 대비는 늦었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에서 IE10 이하 구형 버전 사용자 비중은 절반을 넘는 59.47%다.
MS의 구형 버전 지원 종료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새벽 2시다. 하루 전에야 미래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위기대응반을 구성해 긴급대응하는 모양새를 갖춘 셈이다. 국내 정보보안업계는 아직도 사용자들이 "백신 깔면 다 된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다며 답답해 한다. 이른바 '백신 만능주의'는 여전히 보안이라는 '안전' 요소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저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백신 설치 외에 보안투자는 커녕 기본적인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않고 있다. 2014년 윈도XP 지원 종료 사태를 겪고도, 여전히 국내에서 윈도XP를 사용하는 비중이 8.49%에 달하는 점은 보안에 대한 인식 수준이 여전히 바닥에 머물러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래부는 자료에서 계도활동을 통해 IE 최신버전(11)에서도 국내 모든 홈페이지가 원활히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IE11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에 대한 홍보는 미흡했다는 것이 현장의 평가다. IE 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는 액티브X 의존도 역시 2014년 대통령의 '천송이 코트' 지적이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 대응이 없었다. 미래부는 무엇을 했는가. 백신은 어디까지나 '기존에 알려진 형태의 공격'에 대해서만 대응이 가능하다. '백신 만능주의'에서 나와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발 빠른 시도가 아쉽다.
이재운 IT정보화부 기자 j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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