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2015 핵심개혁 과제 점검 중 언급 불구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은행법개정안' 논의조차 안돼
경영권 확보 절실… 인터넷은행 사업자 '발동동'
은산분리 규제 완화 '은행법개정안' 논의조차 안돼
경영권 확보 절실… 인터넷은행 사업자 '발동동'
박근혜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금융개혁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하지만 실상 인터넷은행의 성공은 국회 장벽에 가로막혀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참여 사업자들은 제대로된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국회에서는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어 정부와 국회가 심각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3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4대 개혁 성과 관련 140여명의 공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5년 핵심 개혁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에 대해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이제 하나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금융개혁의 주요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대통령의 평가와 달리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은 최근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 따르면 금융업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12월 임시국회에서 금융관련 법안 심사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여야간 시각 차로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법안 논의 주요 대상은 지난 11월 여야간 잠정 합의를 이룬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이하 자본시장법) △대부업 최고 금리 인하에 관한 대부업등의등록밋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며 "타 쟁점 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추가로 논의해도 되지만, 기촉법이나 대부업법은 올 연말로 법안이 일몰되기 때문에 법률 공백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연내 처리가 필요해 해당 법률만이라도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논의 대상에 은행법 개정은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는 지난 11월 18일 정무위 법안소위 2차 회의에서 은행법 개정안을 첫 심사했지만 경영 참여 의결권을 갖는 지분율에 대해 30여분 정도 토론하다가 논의를 접었다.
법안을 발의한 신동우 의원(새누리당)은 "인터넷은행은 현 은행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요 참여 기업이 경영권의 극히 일부(4%)만 쥘 수 있다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이럴 경우(은산분리 완화가 되지 않을 경우) 어느 기업이 적극적으로 인터넷은행에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은산분리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사금고화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데, 이 경우 신용공여 한도를 대폭 줄이거나 새 개정안의 경우 아예 0으로 만들어 신용공여 가능성 자체를 없앴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현행 은행법으로도 인터넷은행 인가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굳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해 은산분리 완화를 하는 것은 전체 금융 질서의 틀을 깰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예외를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이 토론 이후 은행법 개정안은 나머지 법안소위에서도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잠자고 있는 상태다.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은 한목소리로 "국회가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쟁점을 좁히지 못해 법안이 계류되는 줄 알았는데, 아예 논의대상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니 충격적"이라며 "이미 11월 29일 예비인가까지 받은 사업자들에게 지분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것이 시급한 현안이 아니고 뭔가"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 필요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은행법 개정에 대한 논의 내용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예외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므로 은산분리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며 적용 대상을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 한정하면, 재벌의 사금고화는 방지된다"며 "이밖에도 은행법 개정안에 대주주에 대한 엄격한 신용공여 제한 및 금융당국의 사후적인 규제 강화 등을 마련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은행이 아니라 어느 기업이라도 안정적으로 경영을 하려면 최소한 33%의 지분은 확보해야 한다"며 "유동성 위기 등 경영에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참여 사업자들의 지분이 모두 낮다면 누가 책임지고 위기 방어 경영을 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한국카카오은행 관계자도 "우수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지닌 벤처기업이더라도 은행법에 따라 예외없이 4%까지만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경영권을 갖지 못하고 4%의 주식만 갖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라는 것은 벤처기업의 기술만 제공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 역시 "국민의 재산을 다루는 은행에게 책임 경영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법률로 책임경영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면, 만약 인터넷은행이 위기에 처했을때 공적 자금으로 연명하란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sther@
23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4대 개혁 성과 관련 140여명의 공직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2015년 핵심 개혁과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금융개혁에 대해 "처음엔 잘 와닿지 않았지만 이제 하나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금융개혁의 주요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대통령의 평가와 달리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은 최근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국회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은행법 개정안을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 따르면 금융업 소관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는 12월 임시국회에서 금융관련 법안 심사를 논의하기로 했으나 여야간 시각 차로 법안심사소위원회조차 열리지 못하고 있다.
정무위 야당 간사인 김기식 의원은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12월 법안 논의 주요 대상은 지난 11월 여야간 잠정 합의를 이룬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 △거래소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이하 자본시장법) △대부업 최고 금리 인하에 관한 대부업등의등록밋금융이용자보호에관한법률(이하 대부업법)"이라며 "타 쟁점 법안은 2월 임시국회에서 추가로 논의해도 되지만, 기촉법이나 대부업법은 올 연말로 법안이 일몰되기 때문에 법률 공백을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연내 처리가 필요해 해당 법률만이라도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논의 대상에 은행법 개정은 포함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회는 지난 11월 18일 정무위 법안소위 2차 회의에서 은행법 개정안을 첫 심사했지만 경영 참여 의결권을 갖는 지분율에 대해 30여분 정도 토론하다가 논의를 접었다.
법안을 발의한 신동우 의원(새누리당)은 "인터넷은행은 현 은행산업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는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주요 참여 기업이 경영권의 극히 일부(4%)만 쥘 수 있다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이럴 경우(은산분리 완화가 되지 않을 경우) 어느 기업이 적극적으로 인터넷은행에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은산분리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도 "사금고화가 가장 우려되는 부분인데, 이 경우 신용공여 한도를 대폭 줄이거나 새 개정안의 경우 아예 0으로 만들어 신용공여 가능성 자체를 없앴기 때문에 안전장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현행 은행법으로도 인터넷은행 인가를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굳이 인터넷은행 인가를 위해 은산분리 완화를 하는 것은 전체 금융 질서의 틀을 깰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예외를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이 토론 이후 은행법 개정안은 나머지 법안소위에서도 논의조차 되지 않은 채 잠자고 있는 상태다.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은 한목소리로 "국회가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하면서 쟁점을 좁히지 못해 법안이 계류되는 줄 알았는데, 아예 논의대상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니 충격적"이라며 "이미 11월 29일 예비인가까지 받은 사업자들에게 지분 참여를 제한하는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이것이 시급한 현안이 아니고 뭔가"라며 입을 모으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은산분리 완화 필요성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은행법 개정에 대한 논의 내용은 인터넷은행에 한해 은산분리를 예외적으로 완화하는 것이므로 은산분리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며 적용 대상을 총수없는 기업집단으로 한정하면, 재벌의 사금고화는 방지된다"며 "이밖에도 은행법 개정안에 대주주에 대한 엄격한 신용공여 제한 및 금융당국의 사후적인 규제 강화 등을 마련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은행이 아니라 어느 기업이라도 안정적으로 경영을 하려면 최소한 33%의 지분은 확보해야 한다"며 "유동성 위기 등 경영에 중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참여 사업자들의 지분이 모두 낮다면 누가 책임지고 위기 방어 경영을 하겠는가"라고 호소했다.
한국카카오은행 관계자도 "우수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지닌 벤처기업이더라도 은행법에 따라 예외없이 4%까지만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경영권을 갖지 못하고 4%의 주식만 갖고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라는 것은 벤처기업의 기술만 제공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 역시 "국민의 재산을 다루는 은행에게 책임 경영은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법률로 책임경영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한다면, 만약 인터넷은행이 위기에 처했을때 공적 자금으로 연명하란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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