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가로채는 변종 사기
불법 유사금융업체 적발
불법 유사금융업체 적발
A씨는 최근 연 12% 높은 이자를 지급한다는 '신개념 P2P 금융플랫폼 00펀딩' 업체 소개를 받고 8000만원을 투자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한 달 80만원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솔깃한 것이다. 위험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돈이 필요한 사람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동산(귀금속, 명품 등)을 담보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고 투자자는 원금 보장에 높은 이율까지 받을 수 있는 신개념 P2P 금융상품'이라는 말에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다. 최근 P2P 대출에 대한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새로운 금융상품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할 수 있으리란 기대도 품었다. 그러나 A씨가 투자한 00펀딩 업체는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은 유사수신업체였다. A씨는 고리 이자는커녕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하고 8000만원을 날릴 위험에 처했다.
최근 P2P 금융플랫폼, 크라우드 펀딩 등 신개념 금융상품이 등장하자 이를 그럴싸하게 도용해 불법 금융사기를 저지르던 업체들이 적발됐다. 피해 규모는 총 7000억원 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26일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한 업체들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를 조사해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밝혔다. 불법 유사금융업체는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처럼 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게 맡긴 돈은 예금보호 대상이 아니다. 업체는 '원금이 그대로 보장되며 고수익도 보장한다'고 속였지만, 이들 업체는 사업 수익이 극히 미미해 투자자에 대한 고수익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금감원 측은 "최근 유사수신행위는 과거 단순히 고금리를 제시해 금전을 가로채던 행태에서 일반인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P2P금융, 핀테크 등 전문적인 금융상품을 가장해 이용자를 현혹하고 있다"면서 "불법 업체인만큼 원금마저 모두 빼앗기는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불법 유사금융업체와 거래를 하게 되면 우선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시점에 투자금을 돌려받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금감원 측은 "나중에 해당 업체가 인터넷 사이트 등 폐쇄 및 자금모집을 중단하고 잠적할 경우 투자금 회수 곤란 등 피해가 예상되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 금융사기나 유사수신행위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원금보장'이라는 말을 경계해야 한다. 또 거래하려는 업체가 당국에 등록된 적법업체인지 사전에 조사해 볼 필요도 있다. 김상록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팀장은 "현재 원금이 보장되는 금융상품은 예금자보호법에 의거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자에 한해 최대 5000만원까지만 보장된다"며 "원금을 모두 보장하고 고수익을 내 주겠다는 업체는 불법 유사수신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이용자는 이런 부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성기자 es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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