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력 양성 환영할 일 정부 대규모 지원 따라
대학교간 격차 확대 우려도 재정문제 최대 현안으로
대학의 자구 노력 등 정책적 지원 필요해
대학교간 격차 확대 우려도 재정문제 최대 현안으로
대학의 자구 노력 등 정책적 지원 필요해
![[시론] SW인력 양성, 문제는 재원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511/2015110302102351607001[1].jpg "[시론] SW인력 양성, 문제는 재원이다")
세계적인 휴대폰 제조업체였던 핀란드의 노키아는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혁신의 물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해 휴대폰 시장에서 사라졌다. 지금 대학교에는 외부로부터 구조 개혁을 통한 혁신의 압박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향후 대학교 입학 정원보다 고등학교 졸업자 수가 적어지는 것에 대비하여 각 학교에 학과통폐합과 정원을 줄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고 그에 대해 재정적 지원이라는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프라임(PRIME)사업, 코어(CORE)사업 등 사회수요에 맞춘 학사개편을 하는 대학에 2012억원을 지원하며, 최대 한 대학교에 3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고, 대학은 이들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 사활을 걸고 많은 컨설팅 자금을 투자하며 준비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에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8개 대학을 선정했고, 2019년까지 전국 20개 대학교를 선정해 최대 6년간 연 평균 20억원을 지원한다.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로 발전하면서 우리의 생활에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시기에 소프트웨어 인력양성에 정부가 발 벗고 나선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많은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의 교수들은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선정 대학교와 그렇지 못한 대학교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다. 장학금 지원과 해외인턴십 등의 기회 제공은 충분히 우수한 학생들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올해 S/W특성화대학(원) 사업, 서울어코드사업, 개방형 ICT 융합과정 사업 등의 많은 인력양성사업 등 7개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추가적인 재원을 마련해 진행하는 새로운 사업이라기 보다는 기존 진행하는 사업을 점차로 종료한다는 계획 하에 이들 사업의 재원을 모아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 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전체적으로 ICT분야에 유입되는 인력양성 예산이 줄어들지는 않을 까하는 걱정인 것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설명이 궁금한 이유다.
과거 정보통신부 시절 NEXT 사업이라는 것이 있었다. ICT분야의 교육경쟁력 강화를 위해 교육여건을 개선하도록 정부가 전국 68개 대학교 110개 학과에 146억원을 지원하고, 최대 4년간 학과당 3억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각 학과는 교과과정 개편, 인턴십, 교수초빙 등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교육의 품질을 높여 우수한 인력 양성이 기여했고, 사업 추진 담당자들이 제일 만족하는 사업이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지원하지 않아 수행하지 못했던 것을 나름 알차게 수행했던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지금도 많은 대학교 ICT관련 학과 교수들은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에 선정되지 못하는 학과들에서도 인력양성은 지속돼야 하고 교육 프로그램이 개선돼야 함으로 적은 지원금이나마 지원될 수 있는 정부지원 사업이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앞서 언급한 정부지원금 수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간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걱정인 것이다. 정부의 향후 대응이 궁금한 또 다른 이유이다.
물론 그런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각 대학교들이 자구 노력을 하라고 하는 것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인력양성에는 정부가 지원금을 지원하듯이 각 대학교에서도 재원마련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그런데 대학교는 예산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 눈치를 보며 거의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물가인상분 보다도 적게 인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입학정원을 줄이는 것으로 인한 재정적인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가 대학교들이 갖고 있는 숙제인 것이다. 반값등록금, 등록금동결 등 대학재정과 관련된 문제들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대학교들이 자체적인 노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릴 것이다. 이제 기여 입학제, 대학등록금 자율화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할 수 있도록 대학교의 숨통을 틔워 주기를 기대한다.
최종원 숙명여대 컴퓨터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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