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은 분리돼야"
신동빈 중심 경영 확인…개혁 드라이브에 '탄력'
신동주 "아직 안끝났다"…경영권 확보의지 드러내
신동빈 중심 경영 확인…개혁 드라이브에 '탄력'
신동주 "아직 안끝났다"…경영권 확보의지 드러내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완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롯데는 신동빈 회장 원톱 체제를 확실히 굳혔다.
17일 오전 9시 30분께 일본 도쿄 데이코쿠호텔에서 시작된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은 불과 15분 만에 끝났다.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사외이사로는 고베대학 법학부를 졸업하고 검사를 거쳐 참의원을 지낸 데이쿄대학교 법학부 교수인 사사키 도모코씨가 선임됐다.
롯데홀딩스 관계자는 "주총은 신동빈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현재의 경영진이 안정적인 경영체제를 확립하고 법과 원칙에 의거하는 경영을 보다 향상시키는 것과 동시에 보다 투명성이 높은 규범 경영을 계속해 철저히 추진하는 것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두가지 안건이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면서 "이는 '가족과 기업은 분리돼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경영방침을 지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총은 지난달 28일 롯데홀딩스 긴급이사회를 통해 신동빈 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처음 열린 것으로, 한일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신 회장 편에 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롯데는 창업주인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시대를 접고, 신동빈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됐다.
비공개로 진행된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상정한 기업 경영지도 체제(지배구조 개편안)와 사회규범 준수(사외 이사 선임) 안건 2건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이 중 사외이사 선임안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되는 안으로, 이 안건이 통과됨에 따라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 주주들의 지지율이 70% 이상에 달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기업 경영지도 체제안건은 신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안건 통과는 주주들이 신 회장의 뜻을 지지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앞으로 신 회장의 개혁 드라이브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주총에서 신 회장이 사실상 완승을 거둠으로써 롯데 후계 분쟁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발표문을 통해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사사키 도모코의 사외이사 취임을 계기로 열린 경영을 한층 더 가속해 나가겠다"고 밝혀 개혁과 경영권 확보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켰다. 하지만 이날 주총에서 판세 역전에 실패한 신동주 전 부회장 측도 경영권에 대한 의지를 접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NHK에 의하면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 참석 후 "친족 간의 갈등으로 여러분에게 많은 불안을 안겨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한 후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날 주총에서 동생 신 회장이 상정한 안건에 찬성했는지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두 가지 안건의 통과는 한국과 일본을 장악했다는 걸 의미하며 이제 대세는 신 회장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평가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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