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등 오너일가 일본어 사용에 큰 실망감
지배구조 핵심 광윤사 등 주주들 모두 일본인
싸늘한 여론에 시민단체 불매운동 확산 조짐
롯데 오너 리스크, 다른 대기업에 '불똥' 우려
지배구조 핵심 광윤사 등 주주들 모두 일본인
싸늘한 여론에 시민단체 불매운동 확산 조짐
롯데 오너 리스크, 다른 대기업에 '불똥' 우려
'롯데 경영권 분쟁' 반기업 정서로 확대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경제계를 넘어 반기업 정서로 이어지고 있다.
반 롯데 정서의 핵심은 국내 재계 5위인 롯데가 한국 기업인지 일본 기업인지 정체성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롯데 그룹 오너 일가 구성원들만 봐도 정체성은 모호하다. 신동주, 동빈 두 아들의 어머니는 일본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이고, 이들은 모두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특히 최근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공개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의 대화 영상에서 이들이 모두 일본어를 사용한다는 점은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줬다. 신 회장의 기자회견은 어눌한 한국어로 이뤄졌다.
또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광윤사나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이 모두 일본인이라는 점은 사실상 롯데가 일본 기업임을 나타내는 셈이다. 이렇듯 오너 일가의 정체성과 지배구조 때문에 롯데가 과연 한국기업인가 하는 의구심이 퍼지면서 롯데에 대해 여론은 싸늘하게 돌아섰다. 최근에는 롯데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금융소비자원은 4일 "롯데 사태는 국내 재벌의 비양심적인 작태를 드러낸 단면"이라며 "롯데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적 공분은 롯데그룹에 대한 왜곡된 지배구조와 황제식 경영시스템에도 기인한다.
롯데그룹의 소유 구조는 400개가 넘는 순환출자 고리에 기반하고 있다. 총수가 작은 지분으로 전 계열사를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온 순환출자 구조를 통해 총수는 자기 돈을 쓰지 않고 계열사끼리 서로 자본을 내놓도록 해 강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있지만 기존 순환출자에 대해서는 경영효율을 문제 삼아 자율적인 정리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 등 주요 재벌들은 순환출자를 순차적으로 정리했지만 롯데는 이런 움직임을 따르지 않았다.
현재 롯데쇼핑, 롯데리아,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무려 416개에 달한다. 순환출자 고리를 가진 국내 11개 대기업 집단 중 압도적인 1위이고, 전체 순환출자 고리 수 459개의 90% 이상이 롯데그룹의 것이다. 이 순환출자 구조 덕분에 지분이 0.05%에 불과한 93세의 창업주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다는 해석이다. 순환출자의 고리가 400여 개에 달한다는 것은 신 총괄회장과 두 형제가 만일의 경우 평화적인 합의에 이르더라도 엄청나게 복잡한 정리과정을 거쳐야 함을 의미한다. 두 형제가 일본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에 지분을 비슷하게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광윤사, L투자회사 등의 실체와 그 속에 숨은 총수 일가의 지분을 드러내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는 승자독식이 되든, 그룹 쪼개 갖기가 되든 지배구조 대수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일 성명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분구조와 순환출자 고리를 면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 "국세청도 롯데그룹 전체가 받고 있는 탈세 및 탈루 의혹에 대해 완벽히 조사해 조세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왜곡된 지배구조와 황제식 경영시스템이 민낯을 드러내면서 '기업보국'을 기치로 내걸었던 롯데그룹에 대한 실망감을 넘어 반기업 정서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 오너리스크 때문에 투명경영 노력을 기울여 온 다른 대기업들까지 덩달아 옥죄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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