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종목 196개 중 상장폐지사가 88개 44% 달해
주식 매도 거래가 대부분… 모험자본 유입도 안돼
주식 매도 거래가 대부분… 모험자본 유입도 안돼
장외 종목의 거래 활성화와 모험자본 투자 확대를 위해 설립된 K-OTC BB가 부실기업의 주식 처분장으로 전락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운영자인 금융투자협회는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자축하고 있어 증권업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9일 현재 K-OTC BB에서 거래되는 대상 종목 196개 중 44%에 이르는 88개가 상장폐지사다. K-OTC BB는 중소·벤처 기업 등 비상장법인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으로 지난 4월 27일 개설됐다. 이 시장을 개설한 것은 모험자본 투자자금의 회수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K-OTC BB 설립 계획 발표 당시 "금융투자협회에서 프리보드를 개설해 운영했지만 거래 활성화에 실패했다"며 "낮은 진입규제와 높은 공시부담 등으로 우량기업들은 프리보드 진입을 기피하고 비우량, 거래소 퇴출기업들 위주로 시장에 진입했다"고 전신인 프리보드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프리보드를 우량 비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제1부 K-OTC와 중소·벤처기업 등 모든 비상장법인 주식이 거래되는 제2부 K-OTC BB로 분리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K-OTC BB의 거래 종목 중 상장폐지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면서 모험자본이 유입되기보다 부실기업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일별 호가 게시 현황을 보면 절반 이상이 상장폐지사 주식 매도로 채워져 있다. 지난 8일의 경우 총 16건의 호가 중 10건이, 9일에는 총 42건의 호가 중 29건이 상장폐지 종목의 매도와 매수 호가였다.
내다 파는 부실기업 주식은 넘쳐나는데 사려는 사람이 적어 매도자 중심의 시장 불균형도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별 매도호가건수는 140~160건 수준이지만 매수호가건수는 60~80건으로 절반에 머물고 있다. 거래가 성사된 종목 수도 많아야 하루 10건 안팎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OTC BB의 성패는 구성 종목에 달려 있는데 우려했던 대로 부실기업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며 "일부 건실한 우량 기업도 있고, 재기를 꾀하는 상장폐지 종목에 자금 수혈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부실기업 주식 매도가 거래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모험자본이나 투자자금 유인 요소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K-OTC BB를 운영하는 금투협 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금투협 측은 공식 자료를 통해 개설 당시 거래 종목(75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일별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11만 3248건에 1억2593만9330원으로, 개장 당시(1560건, 5870만원) 보다 대폭 늘었다며 순조로운 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금투협 관계자는 "상장폐지사만 있는 게 아니라 우량 종목이나 상장을 앞두고 있는 종목도 있다"며 "주식 유통에 필요한 최소한 형식적 요건만 심사하면 모든 종목을 다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고 상장폐지 여부가 거래하는데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9일 현재 K-OTC BB에서 거래되는 대상 종목 196개 중 44%에 이르는 88개가 상장폐지사다. K-OTC BB는 중소·벤처 기업 등 비상장법인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으로 지난 4월 27일 개설됐다. 이 시장을 개설한 것은 모험자본 투자자금의 회수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K-OTC BB 설립 계획 발표 당시 "금융투자협회에서 프리보드를 개설해 운영했지만 거래 활성화에 실패했다"며 "낮은 진입규제와 높은 공시부담 등으로 우량기업들은 프리보드 진입을 기피하고 비우량, 거래소 퇴출기업들 위주로 시장에 진입했다"고 전신인 프리보드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프리보드를 우량 비상장기업 주식이 거래되는 제1부 K-OTC와 중소·벤처기업 등 모든 비상장법인 주식이 거래되는 제2부 K-OTC BB로 분리한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현재 K-OTC BB의 거래 종목 중 상장폐지사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면서 모험자본이 유입되기보다 부실기업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일별 호가 게시 현황을 보면 절반 이상이 상장폐지사 주식 매도로 채워져 있다. 지난 8일의 경우 총 16건의 호가 중 10건이, 9일에는 총 42건의 호가 중 29건이 상장폐지 종목의 매도와 매수 호가였다.
내다 파는 부실기업 주식은 넘쳐나는데 사려는 사람이 적어 매도자 중심의 시장 불균형도 지속되고 있다. 이달 들어 일별 매도호가건수는 140~160건 수준이지만 매수호가건수는 60~80건으로 절반에 머물고 있다. 거래가 성사된 종목 수도 많아야 하루 10건 안팎에 불과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K-OTC BB의 성패는 구성 종목에 달려 있는데 우려했던 대로 부실기업 위주로 운영이 되고 있다"며 "일부 건실한 우량 기업도 있고, 재기를 꾀하는 상장폐지 종목에 자금 수혈을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부실기업 주식 매도가 거래에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모험자본이나 투자자금 유인 요소가 없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K-OTC BB를 운영하는 금투협 측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금투협 측은 공식 자료를 통해 개설 당시 거래 종목(75개)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일별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11만 3248건에 1억2593만9330원으로, 개장 당시(1560건, 5870만원) 보다 대폭 늘었다며 순조로운 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금투협 관계자는 "상장폐지사만 있는 게 아니라 우량 종목이나 상장을 앞두고 있는 종목도 있다"며 "주식 유통에 필요한 최소한 형식적 요건만 심사하면 모든 종목을 다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고 상장폐지 여부가 거래하는데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선의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