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최저임금 딜레마`의 해법](http://contents.dt.co.kr/images/201506/20150604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최저임금 딜레마`의 해법")
올해는 최저임금으로 상당히 진통을 겪을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정부가 내수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임금주도성장을 이야기하고 여기에 편승하여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반면, 사용자측은 저성장과 기업부담증가로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여건에서 최저임금인상은 최저임금을 지키지 못하는 범법자만 양산하고 임금부담을 견디지 못한 사업자들의 해고나 신규고용감소로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하여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용자측은 또한 지불능력에 따라 업종별,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단일임금을 주장하는 노동계와 첨예한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상대에게 이익이면 나에게는 손해여서 좀처럼 양보하기 어려운 제로섬게임의 양상을 보이는 이 난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제로섬게임을 함께 이익을 얻는 비제로섬게임으로 만들 수만 있다면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는 그런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몇 가지 제시해보기로 한다.
첫째는 최저임금을 당장 받는 임금만이 아니라 미래의 임금까지를 포괄한 보상개념으로 접근하자는 것이다. 기업의 지불여력 부족으로 최저임금조차도 받지 못하는 근로자가 10% 이상 있다는 현실을 직시하여 최저임금수준은 그대로 두되 미래임금을 높이기 위해 향상훈련이나 전직훈련, 창업훈련 등의 능력개발을 위한 교육훈련기회를 정부주도로 근로자들에게 대폭 부여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용감소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능력개발을 통해 근로자의 생애임금이 높아지고 기업의 경쟁력도 높아지면서 근로자간, 기업간 격차도 완화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능력개발기회가 부가된 최저임금은 일자리의 매력을 높여 국내의 유휴인력들에게 보다 많은 고용기회를 제공하여 외국인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인력수급 미스매치 문제의 개선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격차를 반영하여 일본처럼 산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등화 방안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낮은 산업이나 지역이 더욱 소외되면서 산업간, 지역간, 근로자간 격차가 확대된다는 비판을 하고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능력개발기회 제공과 접목시킨다면 산업이나 지역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반영하면서 미래의 경쟁력을 높여 임금수준이 점차적으로 향상되고 격차도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여 업력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의 창업 후 생존율은 3년 후가 40%, 5년 후는 30%이고 10년 후는 25% 수준이다. 창업 후 5년까지는 생존 자체가 쉽지 않지만 이 기간만 잘 버티면 서서히 안정기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생존능력은 달리 말하면 임금지불능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최저임금도 이러한 창업과 기업성장의 현실을 반영하여 업력별로 차등화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지불여력이 취약한 창업초기기업은 일정 시기까지는 임금부담을 덜고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생존능력이 검증된 긴 업력의 기업들은 적정수준의 임금을 지불하면서 저임금을 넘어선 핵심역량의 축적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낮은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들에게는 미래의 임금이 높아질 수 있도록 보다 많은 능력개발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지만 여기에서의 문제제기는 노동시장의 다른 모든 현안에도 적용되는 사항인 만큼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