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출품목 일본과 겹쳐
900원 이하땐 수출 8.8% 감소
850원대까지 지속 하락 전망
2분기 수출선행지수 50 이하
정부 '정책 실기론'까지 대두
900원 이하땐 수출 8.8% 감소
850원대까지 지속 하락 전망
2분기 수출선행지수 50 이하
정부 '정책 실기론'까지 대두
원·엔 환율이 7년 2개월 만에 800원대로 주저앉으면서 한국 수출에 비상이 결렸다.
전문가들은 엔저가 당분간 지속하며 자동차, 조선 등 수출기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책 실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28일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3시 기준 898.56원으로 직전 거래일 같은 시각(902.29원)보다 3.73원 하락했다.
이날 오전 9시 898.22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원·엔 환율은 오전 10시까지 898~899원대를 횡보하다가 오전 10시 39분 900.31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후 1시 58분 898.74원으로 떨어졌고, 오후 2시 26분에는 898.57원까지 밀렸다.
일본의 지속적인 양적 완화에 원·엔 환율 900원대 붕괴는 어느 정도 예고돼왔다.
실제 원·엔 환율은 지난 23일 개정 전 900원대 아래로 떨어졌고 27일에는 장중 한때 901.84원까지 하락했다.
여기에 27일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일본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 엔화 약세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송치영 국민대 교수는 "일본 신용등급이 떨어지며 안전자산으로 인정된 엔화의 신뢰도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엔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당분간 원·엔 환율의 하락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우 NH농협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엔·달러 환율은 850원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따라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상위 100개 품목 중 50개가 겹쳐 정면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의 수출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엔 재정환율이 지난해 996원에서 올해 900원대 밑으로 떨어지면 국내 기업들의 수출은 8.8%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 수출 감소율은 자동차 7.6%, 기계 7.9%, 정보기술(IT) 6.9%다.
수출입은행은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때마다 한국의 수출량은 평균 4.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엔화 약세가 지속한 올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도요타의 점유율은 13.9%에서 14.6%로 크게 높아졌지만 현대·기아자동차의 점유율은 7.8%에서 7.9%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일본기업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화 약세를 본격적으로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고 한국의 올 1분기 수출은 3% 줄었다"며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수출부문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출 감소를 내다보는 전망도 속속나오고 있다.
코트라(KOTRA)가 지난달 해외무역관을 통해 조사한 2분기 한국의 수출선행지수는 전 분기보다 3.5p 하락한48.5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비관적임을 뜻하는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6년만에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발간한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수출규모(통관기준)는 5620억달러로 전년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환 당국은 원·엔 환율 쏠림 현상이심화하면 미세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의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 며 "(원·엔 환율이) 한 방향으로 급격하게 쏠리는지 지켜보겠다" 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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