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어젠다] ‘신생아 환영수당’프랑스식 직접지원 효과적
■ 창간 15주년 기획-15대 어젠다
(15) 초저출산율 돌파구 없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초저출산으로 어둡다. 초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노동인구)의 감소를 의미하고, 결국 나라가 없어질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력이 떨어지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 활동 위축과 소비 감소로 이어짐은 물론이다.
정부도 초저출산의 악순환 사슬을 끊기 위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 66조563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2006년 1.123명에서 2012년 1.297명으로 소폭 올랐지만, 무상보육이 시행된 2013년에는 1.187명으로 떨어졌다. 2014년은 1.21명으로 다소 올랐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43만5300명으로 1970년 정부가 출생아 수를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 2005년(43만5031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우리나라 신생아 수는 세계에서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일본(1.41명)보다 출산율이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한국의 출산율은 최하위권이다. 2011년 기준 OECD 회원국들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7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0억유로 규모의 '신생아 환영수당'을 도입해 1993년 1.65명이던 합계출산율을 2012년 2.01명까지 끌어올린 프랑스식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둘째부터 5000만~1억원씩 지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출산과 유아복지 관련 공무원 수는 날로 늘어나고 있어 국가예산낭비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저출산 추세로 한국은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2018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이어 2020년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해 노인 세대로 진입하며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인구절벽'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19년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고,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2014∼2016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2014∼2020년에 평균 3.8%를 기록하던 성장률이 2026∼2030년에 2.6%로, 2041~2045년 1.7%, 2060년대에는 0.8%로 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령화의 여파로 잠재성장률이 2010∼2018년 3.7%에서 2019~2030년 3.0% 하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공포는 당장의 디플레이션이 아닌 초저출산인 것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6~2020년 이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시기로 진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막연하게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4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만 정해 놓았을 뿐이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신설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입된 예산은 총 123조원이다. 올해 관련 예산이 지난해보다 26조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총 150조원 가량이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산이 영유아 보육 교육비 지원에 집중돼 있어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23조원 가운데 절반가량만 출산 시 직접 지원금으로 지급했더라도 훨씬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초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프랑스와 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1919년부터 가족정책에 중심을 둔 출산장려책을 시행 중인 프랑스는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에 가족 수당을 지급하고, 3세 이하 자녀가 있거나 임신 5개월 이상 임산부가 있는 가정에는 영유아수당을 준다. 또 10억유로 규모의 신생아 환영수당을 도입해 출산 시 혜택을 곧바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혼외출산에 대한 차별도 없애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면 미혼자도 직장 내 각종 수당과 휴가 등의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1993년 1.65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2년 2.01명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려면 보육시설, 양질의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확대 등으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15) 초저출산율 돌파구 없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초저출산으로 어둡다. 초저출산은 생산가능인구(노동인구)의 감소를 의미하고, 결국 나라가 없어질 위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력이 떨어지면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 활동 위축과 소비 감소로 이어짐은 물론이다.
정부도 초저출산의 악순환 사슬을 끊기 위해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총 66조5637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2006년 1.123명에서 2012년 1.297명으로 소폭 올랐지만, 무상보육이 시행된 2013년에는 1.187명으로 떨어졌다. 2014년은 1.21명으로 다소 올랐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출생아 43만5300명으로 1970년 정부가 출생아 수를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 2005년(43만5031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우리나라 신생아 수는 세계에서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한 일본(1.41명)보다 출산율이 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도 한국의 출산율은 최하위권이다. 2011년 기준 OECD 회원국들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7명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10억유로 규모의 '신생아 환영수당'을 도입해 1993년 1.65명이던 합계출산율을 2012년 2.01명까지 끌어올린 프랑스식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둘째부터 5000만~1억원씩 지급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특히 출산과 유아복지 관련 공무원 수는 날로 늘어나고 있어 국가예산낭비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저출산 추세로 한국은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2018년에는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4%를 돌파해 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통계청은 전망했다. 이어 2020년에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은퇴해 노인 세대로 진입하며 2020년 이후 본격적인 '인구절벽'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이는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19년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경제활력을 떨어뜨리고, 잠재성장률을 하락시킬 수밖에 없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2014∼2016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저출산·고령화의 영향으로 2014∼2020년에 평균 3.8%를 기록하던 성장률이 2026∼2030년에 2.6%로, 2041~2045년 1.7%, 2060년대에는 0.8%로 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고령화의 여파로 잠재성장률이 2010∼2018년 3.7%에서 2019~2030년 3.0% 하락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의 가장 큰 공포는 당장의 디플레이션이 아닌 초저출산인 것이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6~2020년 이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드는 인구절벽 시기로 진입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막연하게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4명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만 정해 놓았을 뿐이다. 보건복지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신설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입된 예산은 총 123조원이다. 올해 관련 예산이 지난해보다 26조원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총 150조원 가량이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예산이 영유아 보육 교육비 지원에 집중돼 있어 출산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23조원 가운데 절반가량만 출산 시 직접 지원금으로 지급했더라도 훨씬 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이 초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려면 프랑스와 같은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1919년부터 가족정책에 중심을 둔 출산장려책을 시행 중인 프랑스는 자녀가 2명 이상인 가정에 가족 수당을 지급하고, 3세 이하 자녀가 있거나 임신 5개월 이상 임산부가 있는 가정에는 영유아수당을 준다. 또 10억유로 규모의 신생아 환영수당을 도입해 출산 시 혜택을 곧바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혼외출산에 대한 차별도 없애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면 미혼자도 직장 내 각종 수당과 휴가 등의 혜택을 차별 없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프랑스는 1993년 1.65명이던 합계출산율이 2012년 2.01명까지 상승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여성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저출산 고령화를 극복하려면 보육시설, 양질의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확대 등으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고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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