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1조 투입 · 기준금리 인하 불구 소비심리 제자리걸음
국가부채 5000조원 육박… 가계신용도 4개월새 30조 폭증
가계소득 악화→내수침체→세수펑크 악순환고리 차단 시급
한은, 가계부채 점검반 운영… 금융시스템 위험 파악 나서
국가부채 5000조원 육박… 가계신용도 4개월새 30조 폭증
가계소득 악화→내수침체→세수펑크 악순환고리 차단 시급
한은, 가계부채 점검반 운영… 금융시스템 위험 파악 나서
■ 2015~2020 `골든타임`…혁신나선 한국경제
한국 경제가 총체적 난국이다. 경제성장률 둔화, 소비심리 위축,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우려, 국가부채 급증, 정부 세수펑크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한국 경제를 위기 상황에서 건져내려면 우선 내수 활성화를 통해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되살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소비가 살아나면 디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돼 기업의 경영 활동이 촉진되는 등 경제 전반에 온기가 돌기 때문이다. 또 정부로 흘러들어 가는 세수도 늘어나 고질적인 '세수펑크'도 막을 수 있다.
◇내수 활성화 위해 소비심리 되살려야=정부는 위기 상황에 놓인 내수를 살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올해 말까지 41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낮추는 등 본격적인 확장적 거시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소비심리는 되살아 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은 72.9%로 전년보다 0.4%p 하락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평균 소비성향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 등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금액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실소득) 중 소비지출의 비중이다.
소비가 늘지 않는 탓에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0%대에 머물며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0.8%가 유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디플레이션 발생 위험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저물가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위험한 징조"라며 "정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수를 활성화하려면 소비심리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환욱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경제 활력을 높이고 서민 생활 안정 노력 등을 통해 가계소득 증진이 소비 활성화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되살리려면 우선 가계소득을 높여서 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0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상완 현경연 경제연구본부장은 "가계소득 증대가 급선무"라며 "가계소득 증대가 소비와 생산, 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야 내수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계소득 악화→내수침체→세수펑크 악순환 고리 끊어야=국회 예산정책처는 올해 세수결손 예상치로 3조원 이상을 제시했다. 정부의 올해 예산상 세수 전망치는 221조1000억원으로 예산상의 지난해 세수 216조5000억원보다 2.1% 많다.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는 218조2000억원이다. 심혜정 예산정책처 세수추계과장은 "올해 세수 결손 규모가 기존 전망치인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족한 세수는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메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세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20조7000억원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세수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기회복을 통해 내수를 살리고, 기업들의 경영 활동 촉진하고 국민들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를 살려서 기업의 이익과 가계 소득을 늘려 세수를 확보하는 노력도 세수 부족을 해결하는 장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국가부채 관리 위한 종합대책 필요=장기적으로는 부채가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부채를 해결하지 않으면 개인파산은 물론 나아가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도 발생할 위험이 크다.
실제 국가 전체 부채는 4670조원을 넘어서 50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예상됐고, 금융법인들의 금융부채를 포함하면 국가와 국민, 기업들이 갚아야 할 돈은 1경원에 이른다. 특히 가계부채는 금융위기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가계부채가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23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 의하면 은행권 대출과 신용카드 사용액, 기타 금융기관 대출을 모두 합친 전체 가계 신용은 지난해 말 기준 1089조원으로, 1090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9월(1059조2000억원) 이후 4개월여 만에 30조원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올해 추계인구(5062만명)를 고려하면 국민 1인당 약 2150만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은은 금융안정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가계부채 동향을 상시 점검하는 '가계부채 점검반'을 운영하고 있다. 가계부채 상황을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도 올 1분기 중 구축은 완료할 예정이다.
또 한은은 금융시스템에 숨어있는 위험을 앞서 파악하기 위해 '시스템적 리스크 평가모형(SAMP)'의 분석 범위를 비은행권까지 확장했다.
서영진기자 artjuc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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