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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국산장비 안쓰면서 수출은 지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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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서버·스토리지 외국산 비중 95%… 국내업체 클 수 없는 구조
정부도 국산장비 안쓰면서 수출은 지원하겠다?

정부가 5년간 95억원을 투입해 서버, 스토리지 등 ICT장비 수출을 지원한다. 그러나 업계는 정부조차 국산 ICT장비 도입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뜬금없이 해외수출을 지원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9일 정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카이스트 등과 함께 올해부터 'ICT장비·SW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선도기술 협력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2019년까지 총 9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오는 4월부터 본격적인 지원이 이뤄지는데, 매년 10여 개 업체를 선정해 지원을 늘릴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13년 미래부가 발표한 ICT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의 후속조치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네트워크, 방송, 컴퓨팅(서버, 스토리지) 장비 영역으로 나눠 대상 업체를 선정한 뒤, 해외진출을 위한 컨설팅과 현지 IT업체와의 매칭, 판로 개척 등을 도와준다.

하지만 이번 사업에 대해 정작 업체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특히 네트워크, 방송장비보다 열악한 컴퓨팅 장비업계의 경우 가장 시급한 국내시장 판로 개척은 외면하고 수출지원에 100억원이나 투입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스토리지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외산 서버, 스토리지 비중이 95% 가까이 되는 데다 국산업체 중 매출 100억원이 넘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열악하다"며 "특히 업체 대다수가 대만 부품을 조립해 판매하는 실정인데 해외진출이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공공조달 시장에서 외산 서버 비중은 93%에 달했으며, 국내 업체들은 단 98대를 납품하는 데 그쳤다.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조차 국내업체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 국산 서버, 스토리지라는 것도 대부분 대만이나 중국 부품을 들여와 국내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게 대부분인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기술 발굴이 가능하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서버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진출을 시도하다 실패했는데, 결국 장비가 아닌 솔루션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며 "현재 우리나라 컴퓨팅 장비 업체들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정부에서 지원해준다 해도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당장 매출을 바라보기보다는 장비업체들에 세계적인 감각을 불어넣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차원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컴퓨팅 장비 업계를 고려하면 해외진출을 지원한다는 게 성급해 보일 수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아무 지원도 하지 않는다면 현 상태로 머물러 있어 어떠한 변화도 받아들이지 못하기에 글로벌 기술과 환경, 생태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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