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디트로이트 모터쇼' 로 본 트렌드
2015년 첫 국제 자동차 전시행사인 '2015 북미 국제 오토쇼'(이하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 센터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모터쇼를 요약하면 친환경차의 약진, 럭셔리카의 부활, 픽업트럭 등 실용성 강조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의 주요 화두가 디젤과 SUV(스포츠실용차)의 열풍이었다면 올해는 소비층과 수요에 따라 개성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실하게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우선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오는 2017년까지 10개의 친환경차 모델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포드 역시 마찬가지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10개 모델 출시 계획을 내놨다.
전시장에서도 친환경차가 대거 전면에 배치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제너럴모터스(GM)는 1회 충전으로 320㎞ 이상 달릴 수 있는 전기차인 차세대 볼트를 깜짝 선보였으며,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혼다는 각각 투싼ix, 미라이, FCV 콘셉트카 등 수소연료전지차를 내세워 차세대 친환경차 기술력을 뽐냈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 역시 친환경차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메르세데스벤츠는 C3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등 2종의 PHEV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BMW도 전기차 브랜드인 i시리즈에 독자 공간을 마련하며 부각시켰다. 폴크스바겐 역시 전기 모드로 32㎞ 주행이 가능한 크로스 쿠페 GTE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2016년께 양산 모델을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겸 다임러그룹 이사회 의장은 "고연비·친환경 차량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전략에는 변화가 없다"며 "다음 세대로 갈수록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도 친환경차 개발을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회복의 훈풍을 타고 고성능·럭셔리카도 대거 증가했다. 벤틀리는 최신 모델 뮬산 스피드를 비롯해 GT 스피드 컨버터블 및 플라잉스퍼를 선보였다. 벤틀리의 플래그십 모델 뮬산 스피드는 6.75ℓ 트윈터보 V8 엔진(최고 출력 530마력, 최대 토크 112.2㎏.ｍ)이 탑재돼 최고 속도 시속 305㎞,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제로백) 4.9초밖에 안 걸리는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아울러 이번 모터쇼에서 가장 주목받은 슈퍼카 중 하나는 GM의 캐딜락 신형 CTS-V였다. 이 차는 콜벳 Z06에 먼저 탑재된 V8 6.2ℓ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 640마력을 발휘한다.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제로백은 3.7초, 최고시속은 322㎞에 달하는 캐딜락 역사상 최고 성능의 차다. 포드 역시 GT 컨셉트와 신형 랩터, 지난해 베이징모터쇼에 처음 공개된 링컨 MKX 컨셉트의 양산형 등을 공개했다. 이외에도 도요타는 렉서스의 고성능 시리즈 신차인 GS F를 공개했으며, 닛산과 혼다는 각각 인피니티 Q60 콘셉트카와 아큐라 NSX 신형을 출품하는 등 고급 브랜드의 고성능차 출품을 늘렸다.
픽업트럭과 SUV 등 실용성을 강조한 모델들 역시 이번 모터쇼의 주인공이었다. 픽업트럭이란 짐칸에 덮개가 없는 소형 트럭으로, 공간 활용도가 높고 힘이 좋아 SUV와 함께 실용적인 성향인 미국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자동차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픽업트럭 시장을 겨냥한 트럭 스타일의 콘셉트카 '산타크루즈(프로젝트명 HCD-15)를 선보였다. 미국차 보다 크기가 작아 도시에서도 주차나 주행이 편리하면서도 적재 공간은 중형 픽업트럭 수준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포드 역시 이번 모터쇼에서 '올해의 트럭상'을 받은 'F-150'의 새 모델 '랩터'를 공개했다. 6.2ℓ 엔진으로 411마력의 괴력을 내는 고성능 트럭이다. 이외에도 크라이슬러는 램의 신형 픽업트럭 '1500 레벨'을 공개했으며, 아우디는 대형 SUV인 Q7의 차세대 모델을 앞세웠다. 새 모델에는 아우디 최초로 사륜구동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사양이 추가됐다.한편 업계에서는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 약 6% 늘어난 1653만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1년 수준인 1700만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