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결산] 글로벌IT, 3C에 주목하다

입력: 2015-01-11 19:09 박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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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업과 ‘융합’하며 모든기기 ‘연결’… 중국 1000개사 참가도 화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5 전시장 상공을 날고 있는 드론. 이번 CES 2015에서는 소위 '드론 열풍'이 불었으며, 전미가전협회(CEA)는 올해 드론의 세계 시장 규모가 1억3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 전시장에 자동차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삼성전자 전시장에는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BMW i3가 전시됐다. 중국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드론 관련 제품은 물론, 마치 과거 우리나라의 벤처 열풍을 보듯 창의적인 제품들을 쏟아냈다.

6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전시회 CES 2015는 한 마디로 '3C'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른바 융합(Convergence)의 완성, 연결된(Connected) 세상의 도래, 중국(China) 전자 산업의 북미 상륙이다.

BMW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서 열린 CES 2015에서 선보인 리모트 발렛 파킹 시스템.

최근 몇 년간 주목받기 시작한 융합 트렌드는 올해 CES에서 정점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스마트볼과 같은 스포츠 분야를 비롯해 자동차, 바이오, 로봇 등 IT와 융합된 다양한 제품이 CES에서 선을 보였다. 해가 갈수록 CES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져 올해의 경우 그간 전자 업계들이 독차지하던 중앙홀까지 치고 들어왔다. 파나소닉의 부스에서는 테슬라 모델X(시제품), 삼성전자 부스에서는 BMW i3가 각각 한자리를 차지했다.

이처럼 타 산업과 융합은 IT·전자 기업들의 선택 사항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가 됐다. 전시 품목도 융합 제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도시바 부스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것은 '치히라 아이코(Chihira Aico)'로 이름 붙여진 로봇이었다. 도시바는 해마다 선보이던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CES 기조연설에서 명품 스포츠 의류 브랜드인 오클리와 협력해 운동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인텔리전트 제품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CES 2015 파나소닉 전시장 내에 전시된 전기자동차 테슬라 모델X의 실내 모습. 테슬라 모델X에는 파나소닉의 리튬이온 2차전지 배터리가 탑재됐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는 CES 2015 개막 기조연설에서 2020년까지 삼성의 전 제품을 IoT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IoT도 전시 기간 내내 화제가 됐다. 인터넷과 연결된 각종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홈 제품이 대거 선보였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올해 4K(UHD), 고품질오디오(HRA)와 함께 3종의 스마트웨어를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 LG전자는 다양한 스마트홈 제품들을 시연했으며 보쉬는 별도 스마트홈 전시관을 마련하기도 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워 급성장한 중국 기업들이 올해 CES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태세를 보였다.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하이얼 등 중국 가전사들은 대형 부스를 꾸미고 북미 시장을 겨냥한 제품들을 내놨다. 또 레노버, 화웨이, ZTE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IT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올해 CES 2015에 참여한 한국 업체는 110여곳인데 비해 중국은 대만, 홍콩을 포함해 약 1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3600여개 전시 참가 기업 중 4분의 1 이상이 중국 기업들로 채워졌다. 한마디로 중국 IT 기업의 미국 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올해 CES에서 가장 뜨거웠던 드론 전시관도 중국 업체들이 점령하다시피 했다. TV나 가전, 스마트폰 분야에서 아직 중국의 기술력이 한국에 미치지 못하지만 자만하면 한순간에 따라잡힐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TV의 경우 화질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다소 못 미치더라도 중국 기업들은 퀀텀닷, OLED TV 등 한국 제품과 거의 유사한 라인업을 갖췄다. 최근 IDC가 조사한 세계 10대 휴대폰 브랜드 중 5개는 중국이 차지하는 등 스마트폰의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는 CES 2015 기간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의 눈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자만하지 말고 우리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강희종·박정일기자 mindl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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