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큰손' 급부상
1년새 총자산 2배이상 늘어
금융투자업 인가 잇단 신청
국내 은행들과 협력 강화도
1년새 총자산 2배이상 늘어
금융투자업 인가 잇단 신청
국내 은행들과 협력 강화도
■2015 차이나 경계령… 한중FTA 명과 암
한국 내 중국 은행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은행들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장을 기회로 올해 한국에서 사업을 한층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교통은행의 경우 한국지점의 총 자산이 2013년 말 3조8000억원에서 2014년 9월에는 7조7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중국농업은행 서울지점도 2013년 12월 1조7600억원이었던 총 자산이 2014년 9월 2조8500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금융당국의 은행경영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한 중국·중국농업·중국건설·중국공상·중국교통은행의 2013년 기준 국내 총 자산은 19조5000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1435억원이다. 금융권에서는 2014년 5개 중국 은행들의 총 자산이 2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5년 중국 은행들은 한국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농업은행 서울지점은 2013년 12월 '통화·이자율기초 장외파생상품' 관련 투자매매업을 허가해 달라고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를 신청한데 이어, 2014년 10월 본인가를 신청해 승인을 받았다. 또 중국은행 서울지점도 통화·이자율기초 장외파생상품 관련 투자매매업과 투자중개업을 허용해달라고 2014년 8월 예비인가에 이어 2014년 12월 1일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12월말 중국은행 서울지점의 신청을 승인하고 6개월 이내로 영업을 시작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7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10월 정부는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12월 1일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개장했다.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은 미국 달러화를 매개통화로 이용하지 않고 원·위안화 현물환의 은행 간 매매를 직접 하는 외환시장이다. 중국 은행들은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을 한국 시장 공략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중국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 중국교통은행 등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추가로 금융투자업 인가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최근 국내 은행들과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2014년 9월 KB국민은행은 중국교통은행과, 하나은행은 중국공상은행과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을 체결했다. 같은 달 NH농협은행도 중국농업은행과 위안화 커미티드 라인 계약을 체결했다.
커미티드 라인은 유동성 위기 발생 등 비상상황에서도 외화를 우선적으로 인출할 수 있는 구속성 있는 자금대여 약정으로 외화유동성 확충을 위한 수단이다.
우리은행도 2014년 6월 중국교통은행과 원·위안화를 사용한 국제결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은행들은 원·위안화 거래를 기초로 국내 은행들과 협력을 다방면으로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현재 중국 은행들은 한국 은행, 카드사 등과 협력해 공동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것에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은행들은 원·위안화 거래 활성화에 따른 투자상품과 틈새 공략 그리고 한국 금융회사와의 협력이라는 2가지 방향으로 한국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은 본격적으로 중국 은행들이 한국에 진출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건설은행은 지난 10월 동양생명과 서울 중구 을지로2가에 위치한 동양생명빌딩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건설은행은 이 건물을 사옥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은행이 서울에 사옥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국 사업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은행,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막강한 자금력과 국제적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할 경우 안방을 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금융회사들도 원·위안화 직거래에 호응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하고 중국 은행들과 손잡고 중국 등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진규기자 k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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