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수술현장서 진가 발휘한 ‘구글글래스’

첨단IT 적용한 `우리들병원'… 수술영상에 실시간 공유 채팅-음성대화로 의료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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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수술현장서 진가 발휘한 ‘구글글래스’

"지금 시술 중인 환부 좀 자세히 볼 수 있을까요."

채팅창에 입력하자 옆에 있는 동영상 화면이 환자의 허리 주변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화면에 비친 중년 남성 환자는 허리에 3㎜ 크기의 작은 구멍을 뚫고 1㎜ 굵기의 초소형 내시경과 레이저를 집어넣어 디스크를 제거하는 'SELD(미니 레이저 디스크 수술)' 시술을 받고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김포공항 우리들병원 8번 수술실에서는 구글이 개발한 웨어러블 기기인 '구글 글래스'를 쓴 임강택 부원장이 실시간으로 수술 영상을 외부와 공유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병원 회의실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수술 장면이 '3인칭 관찰자 시점'이 아닌 '1인칭 본인 시점'으로 보였다.

임 부원장이 쓴 구글 글래스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3SC가 개발한 '라이브비전'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됐다. 이 앱은 구글 글래스를 통해 눈으로 보는 장면을 그대로 외부로 전송해준다. 해당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여러 명이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볼 수 있고, 수술 중인 의사와 채팅이나 음성으로 대화도 할 수 있다.

처음 앱 개발 아이디어를 낸 임강택 부원장은 "SELD 수술과 같이 한국의 뛰어난 척추 분야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한해 100명 이상의 외국인 의사들이 병원을 찾아온다"며 "이들이 한국까지 오지 않아도 수술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 시스템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시스템이 자리 잡으면 세계 척추 의사들이 모이는 커뮤니티에 동영상을 공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의료진의 우수한 척추 수술 실력을 세계에 알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외국인

환자들을 유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은 구글 글래스 같은 웨어러블 기기가 가장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곳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미 의사 교육 목적으로 미국과 영국 대학에서 활용되고 있고, 수술 중 환자의 심박수와 맥박 등을 눈앞에 띄워주거나, QR 코드를 보면 환자의 차트 정보를 보여주는 앱도 개발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의대에서는 외과 의사들이 구글 글래스를 쓰고 가상 수술 테스트를 한 결과 의사들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감지하는 속도가 더 빨랐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명지병원이 구글 글래스를 응급 의료 현장에 적용한 '스마트ER'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다.

아직 구글 글래스의 문제점인 적은 배터리 용량와 발열, 낮은 동영상 해상도, 통신 환경에 따른 전송지연 문제 등 해결 과제가 많지만 앞으로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라이브비전을 개발한 이현상 3SC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수술실에 있는 의료장비 정보를 구글 글래스와 연동해 더 다양한 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며 "시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이 기술은 의료뿐 아니라 소방, 산림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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