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대기업 공공SI 참여제한 풀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412/2014121102102251607001[1].jpg "[디지털산책] 대기업 공공SI 참여제한 풀어야")
2013년 1월 SW산업진흥법 개정으로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을 위하여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 서비스 기업(즉, 재벌 또는 대기업 계열사인 SI업체)들은 공공 시장에 원칙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되었다. 대기업의 민간 부문 참여도 제한되어 매출액 8천억 대기업은 80억원 이상, 매출액 8000억원 미만 대기업은 40억원 이상 사업에만 참여할 수 있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30% 정도가 공공부문이 차지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이 조처는 대기업 SI업체에게 상당한 충격을 줄 수 밖에 없었다. 시행한지 2년이 된 이 즈음에 이 제도의 공과를 논해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제도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 SI 업체들은 글로벌 사업으로 진출해 콜롬비아, 몽고 등에서 물류, 프로세스 아웃소싱, 스마트 팩토리 등 시스템 통합 이외의 다양한 IT서비스 분야의 성과를 내고 있고, IT 이외의 다양한 사업 영역으로도 확대하여 사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올해 가트너가 발표한 세계 100대 IT 서비스 기업에서 삼성 SDS가 30위, LG CNS가 51위, SK C&C가 74위를 기록하여 전반적으로 상승한 순위를 보이고 있고, SW 중소기업 수도 2005년 2269개에서 2014년 현재 약 2만6250으로 약 11배 증가하여 국내 SW 시장의 양적 저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공공 SI 참여 제한으로 인한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품질 저하이다. PM(Project Management)의 역할과 경험이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지만, 대부분의 중소 SW업체들은 기술위주의 성장을 해온 터라 사업 관리에 미숙할 수 밖에 없고, 사업 도중에 도산이나 폐업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더욱이, SI 사업은 개발뿐 아니라 유지 보수 서비스가 상당 기간 제공되어야 하는데, 중소 SW 업체들은 개발 이후 현장에 상주시키거나 전문적으로 파견할 유지 보수 인력이 태부족하다. 둘째로, 대기업 SI 업체의 인력 고용 저하이다. 대기업 SI 업체의 올해 고용 인원은 예년에 비해 1/10 정도 감소된 추세를 보이는데, 이는 결국 대학에서 컴퓨터 전공자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즉, 한 때 공학 계열의 선두주자로 각광받던 분야가 최근 고용 불안으로 학생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셈이다. 창조경제의 구호는 좋으나, 이 개념이 사회 첫발을 딛는 사회 초년생들이 모두 중소 SW 업체나 벤처에서 자신의 경력을 출발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셋째는, 외국 계열 SI 업체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이다. 가트너의 IT 서비스 100대 기업의 1, 2, 3위인 IBM, HP, 액센츄어 등은 오히려 이 제도에 해당되지 않아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국내 업체와의 경쟁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애초에 SW산업진흥법 개정은 오래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하도급 관계로 인한 중소 SW 기업착취에 대한 근원적 차단이라는 취지로 시작됐다. 대기업의 인건비는 몇 배로 계상되지만 고객 관리와 사업 관리만 하고, 실재 작업은 하도급 업체가 처리하는 관행의 타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참여 봉쇄라는 극단적인 조처가 과연 SW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외국에도 대기업의 SI 사업이 차단되어 있는가? 외국에서 공공 부문 SI 사업은 어떻게 추진되고 관리되고 있는가? SLA 규정 강화를 통하여 사업 운영의 묘를 통하여 대기업의 하도급 횡포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SW 능력을 갖춘 사회 초년생들이 대기업의 안정된 직장에서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신사업을 발굴해 사내 벤처나 개인 사업을 창업하는 창조경제의 순환에 대기업이 참여할 방도는 없는가?
공공 SI를 포함한 SW산업 발전에 대기업의 참여를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들일 지혜를 찾을 시점이다.
양희동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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