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우주기업 BATC와 '환경탑재체' 공동 개발
핵심장비 '초분광영상기' 로 대기오염물질 정밀 관측
중국발 황사·스모그 이동경로 파악 오염예보 서비스
핵심장비 '초분광영상기' 로 대기오염물질 정밀 관측
중국발 황사·스모그 이동경로 파악 오염예보 서비스
■ 기상ㆍ해양ㆍ환경 복합위성 시대 연다
(하) 메이드 인 코리아 환경탑재체 '우리 손으로'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 도심에서 동쪽 방향으로 5분 가량 걸려 도착한 볼에어로스페이스사(Ball Aerospace & Technologies, 이하 BATC)는 2018년 발사 예정인 정지궤도복합위성 2B호에 실릴 환경탑재채(GEMS)를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정지궤도위성 환경탑재체는 세계적으로 처음 개발되는 최첨단 장비로, 미국과 유럽 등도 개발에 뛰어들어 우리나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 우주기업과 '세계 첫 환경탑재체' 개발= 신분확인을 거쳐 BATC 연구실에 들어서자 환경탑재체 공동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BATC 소속 연구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내년 5월 부분 개발이 끝나는 환경탑재체의 주요 장비인 광학망원경을 한국으로 옮겨 테스트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
고대호 항우연 선임연구원은 "망원경에 들어가는 각종 장비 중 제작이 끝난 것들을 내년 5월부터 항우연으로 들여와 본격적인 성능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면서 "환경탑재체의 핵심 장비인 망원경과 분광기, 전자광학부 등은 항우연과 공동으로 설계·제작·시험 등 과정을 거쳐 2017년 5월쯤 한국에 최종적으로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BATC는 지난 5월 환경탑재체 공동 개발을 위한 국제입찰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탑재체를 개발한 다수의 경험을 인정받아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BATC는 허블우주망원경에 들어간 분광기를 비롯, 미국의 상업위성 '퀵버드', 허블망원경을 이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합동극지방위성시스템(JPSS), OMPS(오존측정기) 등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및 대기환경 관측을 위해 추진하는 핵심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초분광영상기로 대기오염물질 감시= 미래부, 환경부, 해수부, 기상청 등 4개 부처 협력사업으로 추진되는 환경탑재체 개발은 한반도와 환태평양 지역의 미세먼지와 각종 오염물질 감시와 기후변화 생태계 모니터링을 통해 다양한 환경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BATC사 제공
환경탑재체는 지구 상공 3만6000㎞ 정지궤도에서 기후변화 유발 물질과 대기오염 물질을 입체적이고 지속적으로 감시·관측한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공간해상도와 분광해상도를 동시에 갖춘 첨단 장비가 요구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초분광영상기(Hyperspectral Imager)'다. 초분광영상기는 저궤도 위성에 탑재돼 운용됐던 유사 탑재체를 정지궤도에서 고분해능으로 지속적 관측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영상센서다.
고해상도 공간정보와 자외선·가시광선 파장 대역을 매우 미세한 스펙트럼으로 관측해 영상정보와 함께 분광정보를 파악함으로써 대기오염 화학물질이나 미세먼지의 배출지점, 이동경로, 전파량 등을 관측할 수 있다. 우주 선진국들은 갈수록 수요가 높아지는 초분광영상기를 앞다퉈 개발하고 있다.
미셀 스테판스 BATC 주시스템 엔지니어는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광학 기술력과 개발 경험을 토대로 초분광영상기를 항우연과 공동 설계·제작하고 있다"면서 "분광기 기술이 세계 톱 수준임을 인정받고 있어 세계 최고 성능의 환경탑재체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환경감시 '손금 보듯'= 환경탑재체는 크게 고정밀 영상촬영을 위한 '고해상도카메라', 컬러영상 촬영과 해양관측에 활용되는 '다중분광카메라', 영상정보와 분광정보를 동시에 제공하는 '초분광영상기' 등으로 구성된다. 크기는 1.2×1.1×0.9m이며, 3만6000㎞ 고도의 정지궤도에서 지상 7×8㎞의 높은 공간 해상도를 구현한다.
관측파장 범위는 자외선부터 가시광선에 이르는 300∼500나노미터(㎚)에 달하고, 분광 분해능은 0.6㎚로, 가장 정밀한 공간해상도 및 분광해상도를 자랑한다. 태양광의 지구대기 반사에 의한 복사파장을 관측하기 때문에 낮 동안 8회에 걸쳐 관측할 수 있다.
관측범위는 일본 동쪽부터 우리나라, 중국을 거쳐 인도 서쪽까지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으로, 10년간 관측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상 및 대류권에서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에어로졸 등 기후변화 및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화학물질과 미세먼지의 정량적 분포, 이동 및 변동 등을 24시간 관측해 데이터를 지상국으로 보낸다.
환경탑재체를 이용하면 매년 봄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중국발 스모그에 포함된 미세먼지의 발생지점과 발생량, 오염물질의 화학적 분석은 물론 오염물질의 이동경로와 시간에 따른 오염량을 관측·감시할 수 있어 사전 오염예보 및 경보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동아시아 지역의 오염물질 변화와 장거리 이동 감시가 가능해져 오염 배출량 산정 및 검증자료를 통해 국제환경 문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승훈 항우연 위성탑재체연구실장은 "환경탑재체가 임무를 시작하면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한반도 및 동아시아 지역은 물론 전 지구의 환경감시 및 기후변화를 입체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서 "최근 국가적 문제로 부각되는 중국발 오염물질 문제 등에 대처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환경탑재체에서 전송받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스마트폰을 통해 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실시간 대기질 오염예보 및 경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볼더(미국)=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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